한국옥외광고센터 공동기획 「아름다운 간판거리를 만듭시다」 안양시 동편마을 카페거리 , 마을을 완성하는 가게와 간판 동네 자체가 거대한 공원처럼 느껴지는 공간이 있다. 마을 전반에 걸친 녹지와 말끔하게 정돈된 골목과 건물까지. 재개발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마을의 형태에는 일종의 레코드 타입이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가게와 흥미로운 간판 있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도 이러한 요소를 가득 담은 공간이었다.
▲ ‘카페 이림’은 앞과 뒤에 모두 출입구와 간판을 배치한 것인 인상적이다. 대로변인 앞에는 큼직한 박스형 간판과 벽면을 시원하게 활용한 것이 눈길을 사로잡고, 뒤편에는 아기자기한 간판을 배치했다. 앞 뒤 간판을 마치 골목의 규모에 맞춘 것 같아서 흥미롭다.
도깨비가 지나간 그림 같은 마을
안양 동편마을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도깨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은탁에게 달려와 목도리를 둘러주던 김신이 서있던 버스정류장. 그리고 수능을 보러 가는 지은탁을 배웅하던 그 꽃집 철문 역시 안양 동편마을이었다. 드라마 도깨비를 기점으로 안양 동편마을을 찾는 외부 손님들이 증가했다. 물론 안양 동편마을은 그 전부터 완성형에 가까운 신도심이었다. 주택과 상가 녹지를 계획적으로 정비한 마을.
안양 동편마을은 10여 년 전만 해도 안양시에선 보기 드문 농촌 마을이었다. 당시 안양시는 공업 도시로 인프라와 인구가 지속해서 팽창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인 지역 특성상 주민들도 대부분이 토박이들이었다. 2005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어 지금의 안양 동편마을이 형성했다.
결국, 계획적인 신도시에 재미있는 가게가 들어서며 카페거리를 형성했다. 비슷한 사례로 정자동과 광교가 있지만, 안양 동편마을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중심으로 개천이 흐르고 관악산 자락이 카페거리를 감싸고 있는 듯한 지형은 꽤 흥미롭다. 완전한 도시도 시골도 아닌 묘한 구조. 이러한 구조가 걷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산책을 하며 가게와 재밌는 간판을 찾는 재미가 있는 공간을 손에 꼽는다면, 안양 동편마을은 반드시 들어갈 것이다. 마을 자체가 마치 거대한 공원 같은 느낌이라 골목을 걸으며 카페를 찾아가는 행위 자체가 산책이고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디자인 카페 아프리카’는 마치 커피 방울을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을 전면에 큼직하게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는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사인이고, 가게의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거리 분위기를 완성하는 가게와 간판
안양 동편마을은 계획적인 개발로 이뤄진 공간이라 녹지, 주거, 상업지역의 밸런스가 좋다. 안양 동편마을은 마치 영화 속에서 본 외국 마을을 그대로 옮겨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마을 자체가 거대한 공원 같아서 걷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다양한 가게가 들어오며 형성된 카페거리라서 마을의 전체적인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간판을 통해 읽을 수 있다. 허름했던 공간을 새로운 가게와 재미있는 간판을 통해 분위를 바꾼 것이 아니라, 이미 매력적인 공간을 꾸미고 있는 듯한 느낌.
공간을 매력적인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기 위해 가게를 열고 간판을 만드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안양 동편마을 이라는 매력적인 공간을 다양한 가게가 자연스레 들어서고, 흥미로운 간판을 통해서 거리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매력적인 공간을 흥미로운 가게와 간판이 자율적으로 생기며 미관을 완성한다는 측면에서 인상적인 사례다. 관 주도식 간판 개선사업에서 벗어난 민간이 주도한 미관개선. 수많은 간판 개선사업을 진행된 오랜 기간 제기된 과제인 관 주도식 탈피라는 점을 멋지게 실현한 곳이 안양 동편마을이라 할 수 있다.
결국, 간판을 통해 거리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은 걷는 재미가 있는 동네와 골목을 만들어야 한다. 간판은 가게를 알리는 사인이면서,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거리에 재미있는 간판이 많다는 것은 공간에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그래서 공간 전체를 흥미롭게 인지하게 만든다. 특히 안양 동편마을 같은 경우는 녹지가 공간 전반에 걸쳐 구성돼 걷기 좋은 환경이라 훨씬 유리하다. 거리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간판 개선사업의 전략을 다각화하려고 생각하는 지자체가 있다면 안양 동편마을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다. 단순히 간판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를 구성하고 공간 전체의 큰 그림을 바꾸고 싶은 지자체라면 더욱 참고할 것이 많은 곳이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다.
▲ 브런치 카페 ‘키에리 코트’는 일단 전면에 내세운 큼직한 어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로 스트라이프 패턴에 kafe라고 쓰인 문구가 가게의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한다. 그리고 측면 벽에 가게 이름을 표시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