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플레이스와 도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약적으로 변한 곳을 꼽자면 단연 명지대 앞길일 것이다. 예전 모습을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변했다. 약간은 향토적이고 조용한 중소도시에 있었던 대학교 앞길이 일순간에 핫 플레이스가 됐다. 현재 명지대(자연캠퍼스) 앞길은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재미있고 이색적인 간판도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 ‘카페 모노비’는 애완동물도 출입 할 수 있는 카페다. 빌라 1층에 위치하고 컬러를 시원시원하게 활용한 간판이 인상적이다. 명지대 앞길이 이렇게 변했다고 설명할 때 예를 들면 적당할 것 같은 간판이다.
완전히 새롭게 바뀐 그 길
명지대 앞길은 그야말로 캠퍼스로 가기 위해 걷는 길이었다. 대로에서 정문까지 택시를 타기엔 애매하고, 버스를 기다리자니 시간이 아까운 생각이 드는 정도의 거리. 워낙 한산한 거리라 시립도서관, 소방서 같은 공간이 뜨문뜨문 있는 전형적인 중소도시의 외곽지역이었다. 서울을 벗어난 수도권 근교의 대학교가 그렇듯 명지대 역시 용인 시내 중심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한갓진 곳에 있었다. 용인 시립도서관을 가거나 아니면 명지대에 볼일이 있거나 명확한 방문목적이 있어야 걷는 길이었다.
그러던 몇 년 전 이 길 중간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것을 시작으로 빌라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는, 용인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꽤 생소한 변화였다. 신도심으로 떠오른 죽전에 밀려 용인시장을 중심으로 한 번화가가 위세가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이 지역(용인시 처인구)의 핵심 상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명지대 앞길이 처인구의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장을 보러 가는 건 용인시장이지만 즐길 거리를 찾는다면 이곳이다. 핫 플레이스가 되어서 젊은 층 사람에게 재미있는 상권은 용인시장보다 명지대 앞길이다.
명지대 앞길은 이미 SNS에서 ‘역북동카페거리’라는 해시태그가 만들어져서 불리고 있다. 이는, 명지대 앞길의 분위기 변화를 감지 할 수 있는 명확한 사인이기도 하다. 명지대 앞길을 걷다 보면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통해서 완전히 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명지대 앞길의 새로 생긴 재미있는 가게와 예쁜 간판은 현재를 상징하는 흥미로운 사인이다.
▲ 요나 브라우니’는 이 전면간판 하나만으로도 모든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건물 측면에 비슷한 형태의 간판이 하나 더 있고 곡각면에 포토존같이 구성한 예쁜 벤치도 인상적이지만 말이다.
거리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간판
명지대 앞길의 변화는 계획적인 개발로 이뤄진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녹지, 주거, 상업지역의 균형이 좋다. 마치 거리 자체가 거대한 공원 같아서 걷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계획적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다양한 가게가 들어오며 형성된 카페거리라서 공간의 전체적인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려는 노력이 간판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무언가 이전의 구도심 용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느낌으로 거리가 채워졌고 간판은 그러한 분위기에 반하지 않는다.
명지대 앞길의 간판은 거리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디자인 요소 같은 생각이 든다. 계획적으로 간결하게 들어선 빌라와 아파트 단지, 상가 익스테리어에 마침표를 찍는 듯한 느낌. 마치 깔끔한 익스테리어로 구성한 건물로 거리의 기본적인 스케치를 하고 간판으로 방점을 찍는 듯하다. 명지대 앞길에 새롭게 형성되는 가게 간판은 대부분 익스테리어 일관성을 지키는 안의 범위에서 변화를 꾀한다. 1층의 상가를 높은 구조로 건물의 익스테리어를 구성하면 그 일관성을 지키면서 매장 개성을 드러내는 간판을 설치한다는 점이다. 이는 간판개선사업이 목표로 했던 이른바 롤모델 전략이 자연스레 실행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간결한 형태의 간판을 시범사례로 보여주면 그 분위기가 확산하도록 말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가게가 들어와 간판을 설치할 때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디자인을 구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명지대 앞길에 새롭게 다가오는 건 다양한 가게의 개성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수준으로 뿜어져 나온다는 점이다. 자신의 가게를 알리고자 하는 의지는 명확하지만 과하지 않아서 더 재밌는 것 같다. 주변 분위기와 가게에 피해를 주지 않는 수준으로 드러내는 개성은 거리를 재미있게 꾸미는 원동력이 된다. 명지대 앞길의 간판은 이래서 재밌고, 그로 인해 거리의 분위기를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 전면에 영문으로 쓰인 검은색 채널사인을 얼핏 봤을 때는 뭔가 싶지만, 측면에 돌출간판을 보고 읽으면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다. 익스테리어 마감재인 회색 벽돌도 왠지 도자기 공방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시선을 모은다.
본 연재기사는 행정안전부,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월간《사인문화》가 간판문화 선진화와 발전을 위해 진행하는 공익성 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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