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옥외광고센터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옥외광고센터는 5월까지 '기획개발부', '광고사업부', '교육홍보부', '정책연구실'로 구분돼 있었다. 조직이 개편된 6월부터는 '기획개발부'와 '광고사업부'는 그대로 두고 '교육홍부부'와 '정책연구실'을 각각 '광고사업부'와 '간판개선부'로 조직을 변경했다. 부서간의 유기적인 업무 협조와 각 부서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같은 조직 개편은 급변하는 옥외광고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인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홍보부와 정책연구실이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스탠스로 자리 잡고 있던 부서를 없애고 광고문화부와 간판개선부라는 명확하고도 구체적인 명칭의 사업부가 탄생했다는 점이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옥외광고센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주도적으로 옥외광고사업과 간판개선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즉, 지금까지 '교육홍보'와 '정책연구' 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탈피해 '광고문화'와 '간판개선'이라는 능동적인 자세로 변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옥외광고시장에서 간판 및 사인업계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취재를 나가보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을 하고 있는 업체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취재기자로써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경기 불황, 단가 경쟁 등 회사 외부의 문제로 힘들어졌다고 소위 '남 탓'을 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영업 방식과 제작 형태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과거에 함몰돼 10년 전과 비교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 그대로 일하고 있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경기도의 한 업체를 찾았는데, 그 업체의 대표는 자신의 회사 입장에서 보면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실로 놀라운 발언이다.
그 업체를 들여다보니 지속적인 영업력 확대를 위해 자사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은 총동원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인관련 전문 잡지와 신문을 보면 어김없이 그 회사의 '광고'가 지면을 채우고 있다. 그 회사엔 전화 주문과 인터넷 주문만 전담해서 확인하는 직원 2명이 별도로 있을 정도다. 하루에도 수 십 통의 전화와 인터넷 주문이 이어지고 있었다.
조선은 임진왜란을 16세기에 겪었음에도 20세기 초 또 다시 일제 침략을 방어하지 못해 식민지 신세로 전락해 후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 조선을 경영하던 인텔리들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 한 국가가 무너지는 것도 찰나인데, 한 회사가 순식간에 파산하는 것은 더 빠를 것이다.
사인업계는 일부 변화에 성공한 업체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침몰 직전의 상황에 내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선 회사 내부의 문제부터 제거해야 한다. 신경이 죽어 썩어버린 팔을 잘라야 한다면 잘라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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