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부터 6월 24일, 서울 연남동은 뜨거웠다. 해도 뜨겁고, 열기도 뜨겁고, 목구멍도 뜨겁고. 여름 맥주는 해지고 선선해지면 찾는 법인데, 그 말이 무색하게도 연남동의 제주맥주는 한낮에도 북적북적하다. 무료로 대여해준다는 피크닉 세트를 차지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발 빠른 모범생이 되지 못하면 팝업스토어를 제대로 즐기기가 쉽지 않다. 지각생들은 발만 동동 굴려야 한다. 일찍부터 팝업스토어에 찾는 이가 많다는 건, 브랜드의 홍보 효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뜨거운 모범생들이 많았던 제주맥주 런칭기념 팝업스토어를 살펴봤다.
▲ 지난 6월 1일부터 6월 24일, 서울 연남동에는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브랜드의 시원함을 살린 로고가 건물을 감쌌다.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에 여유를 담아
제주맥주는 2017년 8월 등장한 국내 수제 맥주 회사다. 세계적인 맥주회사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의 첫 아시아 자매회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에서 연간 2,000만 L 규모의 맥즙생산이 가능한 양조장을 설립했다. 제주도에서만 한정돼있던 수제 맥주 브랜드를 홍보하고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자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팝업스토어를 기획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6월 24일, 서울 연남동에는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브랜드의 시원함을 살린 로고가 건물을 감쌌다. 무엇보다 연트럴파크라 불리는 연남동 입구는 제주맥주의 색으로 물들었다. 방문객들은 연트럴파크에 자리를 잡고 돗자리를 깔고 한가로이 맥주를 즐겼다. 팝업스토어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돗자리와 등받이 의자의 피크닉세트는 연신 SNS를 뜨겁게 달궜다. 제주맥주 마케팅실 이승규 팀장은 “국내 최대 규모와 시설의 제주 양조장과 제주도에서의 성공적인 런칭을 기반으로, 제주뿐 아니라 국내 대표 수제 맥주를 지향하며 ‘서울 제주도 연남동’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제주 위트 에일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브랜드가 담은 지역의 문화와 색채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를 소개와 더불어 사용자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고 판단하게 만든다. 공간의 좋은 경험이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기억하게 하는 것처럼. 제주맥주는 팝업스토어 외관을 전체적으로 시원한 로고 컬러를 사용해 하나의 브랜드 사인으로 만들었다. 스토어 앞으로 사람들은 제주맥주를 들고나오고, 제주맥주가 새겨진 의자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이 모두가 하나의 브랜딩이다. 그리고 이용객이 늘어나면,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사용자가 사용자를 낳는 법이다.
이 팀장은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바로 ‘제주스러움’이었다”며 “제주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매력 중에서도 제주맥주답게 제주스러움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제주스러움은 돌담, 야자수, 해변, 컬러를 통해 전달됐다. 그리고 거기에 ‘여유’를 추가했다. 이 팀장은 “제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사람들이 제주를 떠올릴 때 기분 좋게 만드는 감성적인 포인트가 필요했고, 우리는 여유라는 말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주맥주답게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일상에서 만나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피크닉이라는 아이템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 감귤을 이용한 맥주 홍보와 더불어 각종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스토어 구석구석에는 제주 바다를 연상케 하는 해녀복, 서프보드 등이 인테리어 요소가 됐다.
다양한 이벤트에 하루평균 2,000여 명 방문
팝업스토어 외관에는 다양한 사인을 배치했다. 양조장을 상징하는 조형과 돌담을 넘어 입구로 들어선다. 1층은 제주 위트 에일과 제주맥주의 각종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내부 구석구석에는 제주 바다를 연상케 하는 해녀복, 서프보드 등이 인테리어 요소가 됐다.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은 제주맥주를 소개하는 룸과 휴식공간이 나온다. 파도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룸. 그리고 바다와 양조장을 실사 출력한 벽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2층에서 밖을 내다보면, 제주맥주의 로고가 여러 군데 눈에 띈다. ‘제주맥주 안테나샵’으로 연남동 일대에서 제주맥주를 맛볼 수 있는 연계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름이면 주류업계는 다양한 마케팅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이 팀장은 “팝업스토어를 연남동에 오픈한 이유는 20~30대 젊은 인구가 가장 많고, 주변에 테이크 아웃 할 수 있는 맛집도 많은 점에 주목했다”며 “제주맥주와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적합한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클래스 및 워크숍을 진행했다.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기획은 총 3개월이 소요됐다. 준비 기간 2개월, 운영 기간 1개월이다. 전국 출시를 기념해 기획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픈 후, 하루평균 2,000여 명의 방문객이 집계됐다. 10일간 약 25,000명이 방문했다고 전했다.
▲ 비어 피크닉에서는 피크닉 세트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제주맥주 이승규 팀장은 “일상에서 만나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피크닉이라는 아이템을 선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