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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오디끄(Odd & Unique) 스타일의 유럽 사인 디자인에 대해 알아본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와 호주, 뉴질랜드의 사례를 통해 오디끄스타일의 사인 디자인이 어떤 형태로 공간에 적용되는지 살펴본다.
글·사진 장효민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충주시 지현동 도시재생뉴딜센터장
*필자의 원고는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도시의 스타일과 로컬 브랜딩
▲ 세계적으로 뉴욕의 타임스퀘어와 함께 유명한 옥외전광판 광고의 거리인 런던 피카딜리서커스의 화려한 옥외 디지털 광고 미디어.
세계의 도시는 지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상징하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건축과 조형물은 물론 다양한 그래픽 요소, 자연환경과 문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여행객들은 나라와 도시를 방문하기 전에 이미 그 도시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를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인지하고 있다. 도시의 건축물과 가로환경, 각종 사인과 조형물, 그래피티(낙서화), 공원, 휴식 공간, 그리고 다양한 문화시설과 관광명소가 여행객은 물론 도시사용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그것이 도시의 특성이자 그 나라의 경쟁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시이미지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문화적 모습의 상징으로 도시를 평가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이것은 그 도시의 일부분 또는 전체에 대하여 도시사용자들이 갖게 되는 느낌 및 인상 등을 말하는 것으로, 도시이미지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의 어메니티(Amenity, 도시의 쾌적성과 편리함을 높여주고 심리적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유·무형 문화적 생산물의 총집합체)와 그 지역만의 도시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도시와 국가는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 도시사용자와 관광객을 위한 정보를 쉽고 명확하게 보여주는 런던의 관광 안내 사인으로 일정한 간격마다 설치되어 있다.
도시 브랜드, 도시환경, 문화산업, 관광산업, 지역특산물 패키지디자인은 물론 로컬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을 접목하여 통합적인 서비스 디자인을 실시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과 결과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효율적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살펴보고 잘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현실에 접목 가능한 아이템들을 찾아서 상황과 여건에 적합하게 구성하여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 모범적인 사례가 바로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오디끄 스타일과 영국, 런던 브리스톨
▲ 유명한 거리 공연과 다양한 뮤지컬 공연으로 유명한 피카딜리 서커스 주변의 공연장들은 화려하고 대형 이미지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럽 스타일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까? 유럽 스타일의 이미지를 연상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표현과 유사하지 않을까?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조화롭고 패셔너블하고, 색다른 이미지와 분위기를 잘 연출하는 것. 그리고 갖고 싶은 마음을 자아내고 최신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컬러와 배색의 조화와 액센트 컬러를 잘 활용하며, 형태와 기능의 완벽한 조화. 오랜 역사와 장인정신의 표출, 평범한듯하지만 비범한, 명품과 매스티지, 자연의 유기적인 표현 등등. 이러한 이미지를 바로 유럽만의 오디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영제국(Great Britain)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50여 개의 영연방 나라들과 함께, 여왕과 귀족사회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다양한 관광명소와 수많은 여행객이 끊임없이 찾게 만드는 영국. 특히 런던의 도시이미지와 매력은 무엇일까? 좁고 오래됐지만 사통팔달로 연결된 지하철과 기차, 독특한 이층버스와 상호 유기적인 편리한 교통 시스템은 물론, 대부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박물관과 갤러리 등 문화시설, 그리고 도심에 위치한 아름다운 공원 등이 바로 런던만의 매력적인 요소라고 보인다.
▲ 오래된 전통시장과 상가로 유명한 코벤트 가든(Covent Garden)의 단순하면서도 조형적인 돌출 사인들로 단순하지만 이미지로 점포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 디자인 측면에서의 런던과 브리스톨의 거리에서 흔히 보는 사인도 하나의 문화이며 예술이 된다. 세계문화 도시의 잘 디자인된 사인은 거리의 예술품으로 도시 사용자들에게 다가오는데, 단순히 기호나 시각 전달 매체로서의 디자인 결과물이 아니라 그 나라와 지역의 문화와 숨결이 느껴지는 문화예술품의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런던과 브리스톨의 사인 역시 ‘건축과 도시환경’을 중시하여 도시경관과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디자인하였는데, 매력적인 도시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도시의 사인 디자인은 여러 사용자 간에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중요한 미디어이자 지역의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 문화를 반영한 조화로운 사인 디자인은 어느 지역이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런던의 경우 거리의 사인 역시 대부분의 유럽 도시와 유사하지만 거리별로 특성화된 사인들(오페라 극장들이 밀집된 거리의 경우는 조형미 있는 대형 사인을 허용한다든지)이 시각적으로 변화를 보여주며 특히, 거리 곳곳의 관광 안내 정보 사인은 세계에서 가장 잘 디자인되어 있다. 런던의 경우 이러한 효율적인 개념이 잘 적용되어 그 기능성(내구성, 재질감, 컬러나 글자체 등)과 디자인의 일관성, 통일성은 물론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 런던 시내 곳곳에서 만난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사인들. 간결하면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함 속에서의 통일은 각각의 다양성을 가지면서 전체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말한다. 즉, 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질서는 조화, 대비, 비례, 균형, 리듬 등의 공통되는 원리로서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최고의 원리이다. 생활 속에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유지하려면 질서가 필요하듯, 사인 디자인 또한 미의 질서가 필요하다. 어떠한 공간이나 장소에서 건축물과 사인의 조화는 통일성을 이루어야만 시각적으로 질서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사인이 아름답고 기능적이면 도시의 이미지와 도시사용자들의 태도가 바뀐다.
사인은 단순히 정보를 알리는 목적과 함께 도시경관을 형성하고 도시이미지를 만드는 환경적 요소로서, 단순히 간판 제작자나 업무담당자들이 디자인하고 결정해서는 안 되는 도시의 중요한 시각 조형물이다. 외국 여행 중에 마주친 친절하고 아름다우며 그 지역만의 개성이 잘 표현되고 감동을 주는 거리의 예술 작품과 같은 사인 시스템을 국내에서도 자주 만나고 싶은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데 아직도 그 바램은 희망 사항인 것 같아서 항상 아쉬운 마음이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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