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규제 강화와 경기침체라는 거대한 파도에 부딪혀 사인업계 전체가 휘청대고 있다. 게다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사회적인 화두 역시 이제는 비켜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결국 친환경적인 사인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에는 녹색 친환경바람이 공공디자인 정책과 맞물리면서 사인시장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호에는 공공디자인과 녹색바람의 접목 분위기에 대해 짚어본다. 글_김유승
녹색 디자인 접목한 각종 특허출원 봇물 ● 지난 4월 9일 특허청은 가로등 디자인에 친환경 요인을 가미한 특허출원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가로등이 단순히 어두움을 밝히는 기능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의 특산물을 상징화하고 축제를 알리는 지역 브랜드로써 가로등 디자인 등록출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세대 광원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LED 가로등과 친환경 태양광, 풍력 가로등 출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역 브랜드화를 기초로 한 가로등 디자인을 살펴보면 지방자치제가 출범한 지난 1995년 이후 초기 단계에는 5건 내외로 출원되어 오다가 지방자치제 제3기 중반인 2005년에 전년 대비 364%로 증가한 이래 2008년까지 4개년 동안 175건이 출원되었다. 이 시기에 지자체는 지역의 특성을 알리는 디자인을 가미한 가로등을 많이 설치했는데 그 일례를 들어보면 고래로 유명한 울산광역시의 가로등에는 고래 형상이, 내장산 단풍으로 잘 알려진 전북 정읍시에는 단풍잎 형상이 부착되었고, 충남 청양군에는 특산물인 고추 형상이, 경기도 이천시에는 도자기 축제를 홍보하기 위한 도자기 형상이 부착되었으며, 강원도 태백시에서는 태백시를 상징하는 C.I.를 부착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친환경 가로등으로는 먼저 LED를 광원으로 한 가로등 디자인을 들 수 있는데 그 출원이 2004년부터 꾸준히 이루어지다가 2007년에는 전년 대비 840%가 증가했고 2008년까지 모두 93건이 출원되었다. 초창기에는 LED는 조도가 낮아 야외에서 활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문제가 지적되었으나 지금은 이를 개선해 수명이 길고 에너지소모가 적어 저탄소 녹색성장에 부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태양광 사인, 풍력 사인 등장 역시 시간문제 ● 청정에너지인 태양광, 풍력을 이용한 가로등 디자인 출원도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996년 처음 디자인 등록출원 이래 2007년에 전년 대비 220% 증가했고 2008년까지 모두 113건이 출원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정부의 녹색성장 추진 전략에 힘입어 2009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이러한 지역 브랜드화와 친환경화 경향은 비단 가로등 분야 뿐 만 아니라 펜스 등 다른 분야에도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의 공공디자인 활성화 추진 전략과 저탄소 녹색 성장 전략으로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인시장에 공공 디자인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다. 정부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공디자인 관련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규정을 만들고 있으며 사인과 관련한 정책 역시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고물 정비사업이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중 핵심으로 꼽히면서 사인 업체들의 경쟁도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녹색바람이 공공디자인과 접목되고 있다는 소식은 사인시장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ED 가로등, 태양광 가로등 특허출원이 뉴스가 되고 있는 현재 LED 사인은 물론 태양광 사인, 풍력 사인이 등장하는 것 역시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LED는 저전력, 고효율 광원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태양광이나 풍력은 오히려 LED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일 수 있다. 광고물 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할 때 이러한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제안한다면 담당 심의관들은 분명히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녹색바람, 이제 지켜보지만 말고 사인에 직접 도입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보자. 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