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사인 소재 중 아크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경제적인 이유야 둘째 치더라도 가공 방식이 다양하고 그 표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는 아크릴을 소재로 제작한 두 가지 조각사인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아크릴을 좀더 고급스러운 말로 표현하면 크리스탈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교회 성구 제작에 크리스탈 제품이 최근 활발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단순한 아크릴 조각사인이라 하더라도 장소와 분위기에 적절히 부합하면 화려한 조각사인 이상으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글, 사진: 서정운
수요일 전통차와 커피
위치: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디자인: 수요일 제작: 소재: 아크릴 조각기: 거리를 걷다 수요일을 만났다. 이색적인 타이틀만큼 독특한 모습을 띠고 있는 수요일은 자신보다 몇 십 배는 더 큰 매장을 알리기 위한 사인으로써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한국의 거리라 불리는 인사동에는 그 닉네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국적인 상점과 사인들이 가득하다. 그 중 전통찻집의 수가 여느 번화가 술집만큼이나 많은데 대부분 기왓장, 짚, 박, 예스러운 간판들로 자신을 치장하고 있다. 그런데 수요일이라는 찻집은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지구 반대편 서양문화와 퓨전한 듯한 느낌이 감돌아 유독 시선을 끈다. 지난 2005년 10월 오픈한 수요일은 인사동의 여느 찻집과는 달리 동서양을 융합해놓은 듯한 자태를 풍기는 전통차와 커피를 서비스하는 매장이다. 먼저 수요일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궁금했다. 수요일 경무수 매니저는 인사동에는 갤러리가 상당히 많다. 이 갤러리들은 수요일에 전시회를 시작해 다음 주 화요일까지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인사동에서 수요일은 가장 번화하고 활기찬 요일로 자리잡기 시작했는데 매장 이름을 수요일이라 지은 이유도 인사동에서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수요일에서 유래한 것이다라며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주류를 제외한 전통차와 커피 그리고 계절음료 등을 서비스하기 때문인지 고등학생부터 회사원 그리고 노인들까지 찾는 고객층은 다양하다고 한다. 홍익대학교 디자인과를 졸업한 수요일 이충형 대표는 매장의 인테리어와 사인에 대한 디자인을 직접 도안할 정도로 관심과 감각이 남다르다. 사소한 액자 구성까지 직접 관여했다고 하는데 실 제작만 간판업체에 의뢰했다는 전문이다. 경무수 매니저는 매장 사인은 큰 것을 지양하고 섬세하고 심플한 것들로 주로 구성했다. 이 역시 이 대표의 생각에서 비롯한 것으로 신선하고 산뜻한 분위기에 만족하는 고객들이 단골이 되어가는 요인 중 하나다라며 인테리어 컨셉트를 설명했다. 외부 간판은 총 3개로 내부 조명은 주간에도 켜 놓는다고 한다. 이는 간판이 크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없는 까닭도 있지만 은은한 조명은 언제라도 고객을 맞는데 빠질 수 없는 요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조금 기울어진 팔방면체로 제작한 박스 형태 간판은 전면에 컴퓨터 조각한 아크릴을 덧대 수요일이라는 타이틀과 전통차와 커피라는 부제를 더할나위 없이 산뜻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수요일의 작은 조각사인은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은 매장을 힘차게 시작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고추였다.
크리스탈 강대상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순복음교회 디자인, 제작: (주)크리스탈성구사 소재: 아크릴 조각기: KICN-100 무광 아크릴인 아스텔을 연구, 개발해 지난 1996년 국산으로는 처음으로 무광 아크릴을 선보인 동명데코는 당시 아크릴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아크릴 업체였다. 당시 국내 아크릴 시장은 유광 아크릴만 제작, 생산이 가능했을 뿐 신소재, 신 인테리어 제품으로 각광받던 무광 아크릴은 전량 수입 제품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이 흐른 현재까지 적지 않은 아크릴 업체에서 아스텔을 유통,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에 제품의 높은 퀄리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아크릴 업계에서 큰 획을 그은 동명데코는 지난 1979년 창업을 시작한 후 97년 아크릴을 소재로 교회의 성구를 제작하는 (주)크리스탈 성구사로 업종을 변경했다. 과거 동명데코 대표이자 현 (주)크리스탈성구사 대표인 이봉준 대표는 (주)크리스탈성구사를 창업한 97년 초기에는 일반 아크릴 사인제작까지 겸했으나 교회 용품 제작과 병행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 성구 제작에만 전념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한편, 초기에는 수작업으로 제작을 진행하다 지난 2001년부터 CNC 장비를 도입 본격적인 컴퓨터 조각을 진행했는데 이 대표는 기존 목재 성구가 비재했던 시절 아크릴로 성구를 제작하는 방식을 전문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직영점 포함해 직원 수가 30명이 넘는 (주)크리스탈성구사는 아크릴 자재인 독일 데구사의 플렉시글라스를 이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플렉시글라스의 특징은 변질이 거의 없다는 점과 빛 투과율이 10년 동안 약 1% 미만으로 소재의 원천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외선을 받을 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인 자연 크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사용 소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아크릴 강대상, 강단의자를 제작할 때 가공하는 CNC 장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용 소재인 아크릴을 어떻게 가공해 다루느냐가 완제품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하는 그는 아크릴을 다루기 위한 최적 온도는 25℃ 이다. 이것만 준수해도 질 높은 아크릴 제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강대상 제작 과정을 빗대 설명하자면 먼저 원자재인 아크릴을 하루정도 숙성한 후 가공과 조립을 한다. 그리고 제품을 완성하면 다시 하루정도 숙성한 후 출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숙성 과정은 아크릴에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또 아크릴을 절곡한 후에도 일정 시간 숙성시켜준 다음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라며 노하우를 밝혔다. 소재 사용법에 대한 노하우만큼 중요한 것이 가공한 아크릴을 접착하는 기술이다. 아크릴 간 접착 시 접착 면에 발생하는 기포를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이 기포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순 없다고 한다. (주)크리스탈성구사에서 제작한 성구 제품들은 기포 발생률을 최소화한 기술을 적용해 화려함과 세밀함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에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었다. 이봉준 대표는 국내에서 아크릴이라 하면 간판을 연상하고 간판이라하면 간판장이라는 안 좋은 인식이 아직까지 일부 남아있다. 이러한 편견 때문에 과거 동명데코 시절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편견이 없고 기술력이 뛰어난 해외 유수 기업들과 그들의 제품을 둘러보고 많은 도움을 얻었다. 비행기 창문으로 사용하는 내충격 아크릴 등을 국내로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는 아크릴이 고급스러운 소재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지속적으로 아크릴의 우수성을 전파하는데 노력했는데 이를 실현해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아크릴을 이용해 제작한 성구, 즉 크리스탈 성구다라며 크리스탈성구가 탄생한 배경을 말했다. 목재 성구가 주는 고풍스러운 멋도 있지만 크리스탈 성구가 등장한 이 후 교회에서는 이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고 현재 많은 곳에서 크리스탈 성구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