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다반사 앞에는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가독성 측면에서 가게의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가리는 것 같지만, 그 자체가 사이니지 같아서 흥미롭다. 왠지 나무와 수풀이 있어야 비로소 익스테리어가 완성 되는 것 같아서.
공간다반사는 당산역 4번 출구 뒤편 정말 한적한 곳에 있는 카페다. 서울에 이렇게 한적한 자리에 카페가 있는 몇 안 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너무 한적한 공간이라 혹시 손님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주변을 잠시 살펴보면 기우였음을 깨닫게 되는 게 공간 다반사다. 카페 바로 앞에 한강공원 산책로가 있고, 따릉이 대여소와 전동 킥보드가 꽤 서 있는 걸 보면 트래픽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현재 서울에서 공간의 가치는 이제 모빌리티 위주로 재편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대로와 역세권을 끼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와는 별개로 카페에 좋은 목이라 함은. 하긴 공간다반사도 당산역 근처에 있으니 역세권인 셈이다.
▲ 공간다반사의 간판은 작고 간결하다. 출입구 상단에 액자처럼 작은 간판과 측면 끝에 패브릭 소재로 구성한 돌출간판. 그리고 출입구 정면에 배치한 작은 입간판. 얼핏 보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각각 자신의 역할을 하는 느낌이라 인상적이다.
공간다반사는 옛 서울의 느낌을 잔뜩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뭐랄까 서울에 사는 외할머니댁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시골(수도권 이하의 지방 소도시)에 사는 친할머니의 느낌과는 약간 다른 서울 외할머니 특유의 속성이 있다. 할머니지만 미약하게나마 이른바 서울깍쟁이의 기질이 느껴지는 그 묘한 느낌. 서울 속의 제주 등등 다양한 수식어로 SNS에서 소비되는 것 같은데, 서울 외할머니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느낌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외부에 전동 킥보드와 따릉이가 없으면 충청도 어디, 경상도 어디, 전라도 어디, 강원도 어디 시골 마을이라고 해도 전혀 이질감이 없을 것 같아서 재밌는 카페가 공간다반사다. 어쩌면 SNS의 그런 다양한 반응은 이런 묘한 느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공간다반사의 간판은 작고 간결하다. 출입구 상단에 액자처럼 작은 간판과 측면 끝에 패브릭 소재로 구성한 돌출간판. 그리고 출입구 정면에 배치한 작은 입간판. 얼핏 보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각각 자신의 역할을 하는 느낌이라 인상적이다. 액자형 간판은 마치 문패 같은 역할을 하고 돌출 간판은 골목을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한다. 입간판은 존재 자체가 가게의 오픈을 알리는 사인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제 역할을 한다. 간판이 묵묵히 제 역할을 하면서도 전체적인 익스테리어를 방해하지 않는 모습이 묘하게 시선을 더 잡아끄는 느낌이다.
▲ 포토존으로 통하는 큼직한 통유리가 있는 자리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서울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풍경이라 꽤 흥미롭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와있거나 혹은 오래전 서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공간다반사 앞에는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있는데, 가독성 측면에서 가게의 간판과 익스테리어를 가리는 것 같지만, 그 자체가 사이니지 같아서 흥미롭다. 왠지 나무와 수풀이 있어야 비로소 익스테리어가 완성되는 것 같아서. 여름엔 푸르게, 가을엔 노랗게, 겨울엔 좀 쓸쓸하게, 공간다반사의 사계를 만드는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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