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됐다. 3월 대학가 풍경은 봄의 시작과 더불어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활기찬 대학로의 공연 거리를 지나, 걷다 보면 진짜 대학생들의 일상이 묻어나는 성균관로에 다다른다. 따뜻해지는 봄날, 대학로를 산책하면 어느새 내 마음에도 설렘이 찾아온다. 누구는 변함없는 간판을 보며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고, 또 누구는 새로운 간판을 발견하고 변하고 있는 대학가 풍경을 실감한다. 그리고 대학로 간판들은 새로운 얼굴들을 반길 준비를 마쳤다.

▲ 카페 ‘끌류치’는 참 인상 깊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름도 그랬고, 간판도 그러했다. 궁금함에 주인장을 찾았다. 끌류치는 러시아어로 열쇠라는 의미란다. 그리고 간판은 열쇠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처음 간판을 만들었다는 주인은 없었다. 아직도 주인이 계속 바뀌고 있지만, 가게의 이름과 멋들어진 미러형 골드사인은 계속해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통유리로 마감한 한옥 앞에는 그와 같은 나무색을 입은 간판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옆에는 돌출간판이 손님에게 방긋 미소를 짓는다. 호호 웃는 얼굴을 로고로 한 식당에는 웨이팅이 필수란다.

▲ 골목 안, 우연히 ‘술’이라는 글자와 함께 험상궂게 생긴 건물을 발견했다. 다시 돌아보니 그냥 술이 아니라 ‘美술館’이다. 맞다. 그 미술관. 오래되고 헐어버린 부식 자재와 익스테리어에서 왠지 모를 단단함이 묻어났다.

▲ 간결한 폰트가 예스러운 느낌을 잘 살렸다. 카페 윈도의 익스테리어와 커튼의 조합이 참 절묘하다. 모나지 않은 타원형의 돌출간판도 탁월한 선택이다. 이 모든 분위기를 만들어준 장본인은 아마도 카페 이름이다. 대학로보다 혜화동이라는 단어에는 더 깊은 과거가 담긴 듯하다.

※위의 내용은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3월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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