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번화가를 가르고 안으로 더 들어가면 전포동 카페거리가 시작된다. 그곳은 화려한 얼굴의 서면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시간으로 빗대어 보자면 서면의 겉모습이 밤이라면 속마음은 늦은 오후라 해볼까. 부산의 전포동 카페거리는 마치 서울의 우사단로 사람들이 다시 모인 분위기다. 새로운 가게들은 오래된 건물과 공존하면서 트렌드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만의 색깔이 강한 숍들이 즐비하다. 가게의 간판과 외관, 인테리어까지 무엇 하나 빼지 않고 당당히 제 몫을 해낸다. 이러한 모습의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 ‘장막을 걷어라. 나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 보자’라는 노랫말이 떠오른다. 골목을 들어서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가 드러날 것만 같다.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한 발 한 발 내디뎌 본다.
▲ 목재 간판에 섬세하게 컷팅된 글씨가 오월공방의 성격을 말해준다. 어둑해지는 시각, 불을 밝히면 더욱 따뜻한 느낌이 든다. 나무반지를 만들 수 있다는 공방으로 들어가 보자. 살랑 바람이 불면 간판 밑에 설치된 반지 모양 사인이 모빌 역할을 한다.
▲ 하얀 외관에 입체문자 사인으로 ‘그때, 우리’라고 쓰여있다. 단어만으로도 무엇인가를 추억하게 만든다. 이름과 딱 맞아떨어지는 성격의 매장. 흑백사진관이다. 입구의 목재요소는 문을 매개체로 추억을 만들고 또 넘나드는 공간 같이 느껴진다.
▲ 힙합 느낌 물씬 풍기는 패션숍인줄 알았는데 간판을 다시 보니 레스토랑이다! 메뉴도 파스타, 샐러드라니! 윈도우에는 유니폼을 입은 E.T.가 독특한 가게로 유혹한다. 무엇보다 벗겨지고 있는 칠마저 완벽한 외관. 모든게 레스토랑의 힙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