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말까지 K-Rock 빌리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산역 일대에 조성된 외국인 관광특구 거리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관광도시 이미지를 키우기 위함이다. 사업의 일환으로 보산역 주변 상가에는 그래피티가 채워졌다. 밝게 칠한 건물은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마치 새 갑옷을 장착한 씩씩해진 로봇들처럼. 미군기지와 근처 유흥가 사이에 성업하던 상가들은 이제 밝은 그래피티 옷을 입고 제2의 동두천 외국인 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 동두천시 K-Rock 사업의 일환으로 보산역 주변 상가에는 그래피티가 채워졌다. 밝게 칠한 건물은 새로운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래피티 문화사업의 얼굴이 되다
2015년부터 시작한 동두천시 K-Rock 빌리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보산역 그래피티 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업의 시작은 거리의 표정 변화부터였다. 미군과 외국인이 주를 이뤘던 유흥가의 어두웠던 상가 얼굴들에는 밝고 활기찬 기운의 그래피티로 색을 입혔다. 그래피티가 단순히 낙서라는 이미지를 벗고 공공디자인으로서 거리의 새로운 사인이 된 것이다.
그래피티가 건물 외벽에 더 나아가 거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은 조금 생소하다. 다리 아래 행해지던 낙서에서 계단을 뛰어넘어 양지로 올라온 느낌이 든다. 또한, 그래피티가 공공의 목적을 위한 거리조성 사업에 주요요인이 됐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문화의 변화는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을 깨는 중이지만, 보산역 그래피티 거리가 반가운 이유는 그래피티도 하나의 문화와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1호선 보산역 개찰구를 벗어나자마자 앞에는 그래피티 거리가 펼쳐진다. 해외작가를 포함한 그래피티 아티스트 13명이 총 20개의 그래피티 작품을 남겼다. 이 중에는 한국 그래피티 아티스트 1세대 Koma와 해외에서 동양적인 색깔로 호평받은 Royal Dog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래피티를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품과 작가의 사인을 감상할 수 있고 구석에 숨겨져 있는 작품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다. 건물 외벽 1층, 2층, 상가 입구와 통로 등에 작업한 그래피티는 동두천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이 묻어난다. 동두천시의 전략사업과 오정명 팀장은 “전체적인 컨셉은 보산동 그래피티 발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동두천의 수호신과 신화로 정했다”며 “참여 상가의 동의를 얻고 새로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보산역의 그래피티 거리는 동두천시와 경기도 미술관이 힘을 모은 사업이다. 경기도 미술관은 경기도 내 여러 가지 문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미술관의 최기영 학예연구사는 “보산역 그래피티 거리는 보산역의 과거 그래피티의 발상지로서의 면모를 살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한국 1세대 그래피티가 시작됐던 보산동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이를 거리에 채우기로 한 것이다. 힙합과 아트를 결합한 예술 도시를 지향한다. K-Rock 빌리지 사업은 올해로 끝나지만 그래피티를 이용한 거리조성은 내후년까지 계획할 예정이다.
▲ 해외에서 동양적인 색깔로 주목을 받은 Royal dog 작품. 동두천의 역사와 한복을 입은 여성을 연결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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