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학여행을 다녀왔을 것이고 그중 상당수가 ‘경주’라는 도시를 경험했을 것이다. 천년 신라문화가 숨쉬는 경주에 한국 최초로 광고 관련 박물관이 개관했다. 뮤지엄큐(Museum-Q)가 그곳이다. 4대 매체 광고는 물론 요즘 활성화되고 있는 인터넷광고까지 그 내용으로 삼고 있으며, 옥외광고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물관 내 옥외광고에 대한 부분은 한국광고역사관에 주로 전시돼 있다. 사진 외 특별한 자료가 없다는 점과 실물보존이 어려웠다는 점이 이유라고 윤석태 관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1910년 이전부터 보인 전차광고를 비롯해 현재 항공기를 이용한 옥외광고까지 그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준다는 점은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전시된 내용 중 중요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1910년 이전에 최초로 등장했던 전차광고와 담배광고 포스터, 하와이 이민전단 등이 눈에 띈다. 초기 단순한 포스터를 넘어서지 못하지만 오래전부터 옥외광고가 그 기능을 하고 있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45년부터 1960년도까지 시간에는 럭키치약광고가 이동형으로 제작된 점이 특이하며 유한양행에서 이벤트를 실시, 광고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1960년대엔 전신주를 이용한 광고와 제대로 된 옥외간판이 등장해 옥외광고를 한단계 성장시켰고 1970년대 신사동에 등장한 후지컬러광고가 일대 랜드마크 구실을 한점은 옥외광고의 이슈화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는 현재까지 진행된 다양한 옥외광고에 대한 기록이 전시돼 있다. 윤석태 관장은 “한국광고역사관에 700여 점 정도가 전시돼 있는데 그중 옥외광고는 60여 점 정도가 전시돼 있다. 약 8% 정도를 차지하지만 중요한 자료임은 분명하다”며 옥외광고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광고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광고를 보면 그 시대 생활수준과 문화, 경제규모를 알 수 있다. 역사가 있어서 현재가 있고 미래가 보이듯이 지나간 것이라 무시하면 안 된다. 광고가 정보를 전달하며 문화수준을 리드하는 독특한 매체라는 점을 일반인들도 인식했으면 한다”라고 광고의 중요성과 특성을 정의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사인전문지인 《Signs of the Times》 주도로 사인뮤지엄(Sign Museum)이라는 옥외광고 박물관이 생겼다. 우리나라보다 옥외광고 시장이 튼튼하고 체계적이라는 점을 상기해도 부러운 일이다. 옥외광고를 전문으로 다룬 박물관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미미한 부분이지만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볼 수 있는 곳이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사인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노력한다면 언젠가 우리도 사인전문박물관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모두가 지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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