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조각으로 고급화 이미지 고취 -THE SHIRTS' STUDIO by Tokyo 강남점 -
의류업체 중심으로 업체의 성격과 제품의 고급화를 잘 표현해주는 조각사인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지를 강조하는 시대가 초래하면서 고품질, 고품격, 시각적 즐거움이 대중으로부터 환영을 받기 시작했고 이에 조각사인도 발맞춰가는 추세다. 의류업계에서는 초목에 불과한 강남의 한 의류업체가 무섭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 조각사인이 있었다. 글:서정운 사진:김수영
젊은 층을 사로잡은 50개 조각사인
서울시 강남구는 그 이름만으로도 화려함이 묻어나오는 지역이다. 그 속에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심플함을 갖춘 의류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전면간판을 조각사인으로 장식한 THE SHIRTS' STUDIO by Tokyo(이하 TSS)라는 넥타이, 셔츠 전문매장이다. 이는 일본브랜드로써 한국 TSS 김맹규 대표가 2002년 브랜드 런칭에 이어, 2004년도에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일본 브랜드인 만큼 기본적인 사인 디자인은 일본매장의 것을 표방했지만, 세부적인 디자인은 김맹규 대표가 직접 고안했다.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매장내부와 시선을 사로잡는 조각사인으로 제작한 전면간판이 제품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이기 때문에 사인의 컨셉트 역시 화려하고, 예쁘고, 과감하고 대범한 디자인과 컬러를 표현하기 위해서 조각사인으로 제작했다”고 김맹규 대표는 전한다. TSS는 전국에 50개 매장이 있는데 각 지점마다 사인디자인이 다르다. 새로운 매장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첨부했다. 김맹규 대표는 “기본 틀은 변하지 않지만 매장마다 동일한 디자인을 유지하지 않는 것이 시대의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각사인은 이를 적절하게 표현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불광 공정과 배면 페인팅으로 이미지를 고급화 사인제작은 옥외사인 전문업체인 더 플러스(The Plus)에서 담당했다. 스테인리스 프레임을 기본으로 그 위에 유리를 붙인 후 글자는 아크릴로 처리했다. 조명은 LED를 사용한 타 매장과 달리 프레임에 200W 할로겐 램프 5개를 설치했다. 램프를 5개로 설정한 이유는 조명이 너무 밝으면 유리에 반사되는 빛이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각적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강남점 사인조명은 타매장보다 저비용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효과를 냈다. 유리는 깨지기 쉬운 취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서 강화유리를 사용했다. 글자는 글라스 아크릴을 사용했는데, 레이저 조각기로 면을 절단한 후 면치가공인 불광으로 처리해서 유리같이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을 주었다. 일반적으로 불광은 가시성이 높은 글자의 전면에만 사용하는데, TSS는 글자 전체를 불광 처리해서 한층 섬세하게 제작했다. 칠은 표면이 잘 벗겨지지 않는 우레탄 소부도장을 이용해서 배면 페인팅 기법을 사용했다. 래커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칠이 잘 벗겨지는 탓도 있었지만 불광을 낸 후에 래커를 사용하면 아크릴 표면이 갈라지기 때문이다. 초기 시공계획은 글자에 색을 입히지 않고 투명아크릴에 조명만을 이용해서 효과를 보려했으나, 유리에 아크릴을 붙일 때 사용한 실리콘 얼룩을 감추기 위해서 색을 입히게 됐다. ‘새옹지마’격으로 입힌 색 위에 펄을 첨가해 오히려 더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글자조각은 레이저 조각기로 아크릴 전문가공업체인 종로아크릴에서 담당했다.
주위 환경까지 고려한 디자인의 시각적 효과 TSS의 디자인은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디자인 필’에서 맡았는데 TSS 50개 체인점 중 부천, 구리, 대구, 남영동, 천안, 광주, 문정동을 비롯해 10개 대리점 사인을 디자인했다. 디자인 필의 최필우 대표는 2001년 업을 시작한 이 후 흄(HUM), 이지오, 아야 모리에 등 유명 브랜드의 사인을 디자인해온 경력 10년차 전문디자이너다. 최필우 대표는 “TSS가 기존 의류업체와는 달리 셔츠와 넥타이만을 판매하는 소규모 업체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사인 디자인을 강한 이미지로 표출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판매제품인 타이와 셔츠가 컬러풀하기 때문에 사인 역시 제품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컬러풀하게 디자인 했다”고 전한다. 그렇지만 강남점은 예외였다. 이는 화려하고 이미지가 강한 상점들이 주위에 많았기 때문에, 강남점은 상대적으로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사인은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한 상대적인 디자인 때문에 주위 상점들 사이에서 마치 홍일점처럼 더욱 부각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조각사인 제작은 조각기, 소재, 그리고 디자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각각 목수, 목재, 활용기술로 비유를 할 수 있다. 최필우 대표는 “뛰어난 목수가 좋은 목재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쉽고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인을 다른 매장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고 강한 이미지로 디자인 했더라면 아마도 지금 디자인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뛰어난 디자인은 개성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성격과 주위 환경까지 부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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