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인에 비해 고가인 조각사인은 아직까지 대중화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GNP가 2만달러에 육박하는 한국경제의 성장에 따라 사인시장도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각 업체의 특성을 부각시키는 간판을 도입하는 추세이다. 비록 고가이긴 하지만 간판에 품격을 불어넣어 주는 조각사인은 고급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발길을 끌고 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연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는 멋진 건물만큼 세련된 사인들이 많다. 고소득층을 겨냥한 상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평범한 사인으로는 소비자들을 유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맞춤 신사복 전문점인 티타누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7월에 티타누스 2호점을 논현동에 세우면서 광화문에 위치한 1호점과 마찬가지로 조각사인을 설치했다. 재작년 11월에 설립한 1호점은 옥외가 아닌 실내에 사인을 설치했는데 조각사인의 난제인 크기의 제약을 받았지만, 두 번에 걸친 공정 끝에 완성했다고 한다. “제작과정이 까다로웠지만 업체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조각사인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개장일이 다소 늦춰지는 점을 감수했다”면서 이수식 대표는 사인이 주는 효과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했다고 밝혔다. 사업상 해외출장이 잦은 그는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서도 조각사인을 사용하는 의류업체가 많다면서 고급 의류매장은 그 성격을 드러내는데 조각사인이 적합하다는 견해를 비췄다.
노블리스는 디자인에 기초한다 일반적으로 조각사인은 가시성이 뛰어나고 조형성을 더욱 살려주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간접조명이나 연질소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주로 평면적인 그래픽 표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건축 환경이나 실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사인은 오히려 미관과 업체의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 업체나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업종과 부합하는 사인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조각사인은 다양한 색감표현과 입체감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업광고, 인포메이션, POP디스플레이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고 기업광고뿐만 아니라 일반 업체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각기를 이용한 조각사인의 소재로 아크릴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조각사인 전문업체인 인터스피아의 김종복 부장은 “아크릴은 유지와 보수가 간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머리카락까지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그래픽 처리가 가능하다”며 “은은한 빛의 효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서 시각적 주목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각사인을 제작하려면 디자인 역량을 갖춰야 한다. 성능이 좋은 조각기를 도입하고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하더라도 디자인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조각기와 조각사인은 허수아비일 뿐이다.
아크릴 조각거인 탄생 ‘티타누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족을 칭하는 말이다. 티타누스의 간판도 조각사인으로는 그 크기가 거인에 해당한다. 이는 조각기의 주 활용범위가 명찰, 실내표찰에서 옥외용 입체문자로 시장의 확대를 보여주는 것과 조각사인 크기의 제약을 극복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대략적인 디자인 시안은 이 대표가 직접 고안했고 그 밖의 모든 공정은 조각사인 전문업체인 인터스피아에서 컴퓨터 조각기를 이용했다. 조각소재로는 연성 아크릴을 사용했다. 연성아크릴은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제작공정이 용이하다는 장점과, 공정시 조각면에서 발광성이 뛰어나고 색을 입힐 때 깨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조각자체의 제작기간은 하루정도 소요됐지만 고객의 승인을 포함한 부대공정에서 설치까지 총 3일이 걸렸다. 조각사인 뒤편에는 시트지를 넣어 이미지를 한층 더 입체화했다. 건물을 양쪽에서 받쳐주는 구실도 해주는 이 조각사인은, 한쪽은 T5를 이용해서 고정적인 조명을 유지했고 다른 한쪽은 LED를 이용해서 점멸 조명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