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추운 날이었다. 볕이 가장 따뜻한 시간을 기준으로 해도 영하권에 머물던 그날. 이천 터미널 근처의 골목을 구석구석 훑고 다녔고, 볕이 들지 않아 그늘이 지는 곳은 체감온도가 한참 더 떨어졌다. 다행히 재미있는 공간과 간판이 제법 많아서 쉬지 않고 셔터를 눌러대면 걸었는데, 더는 무리였다. 따뜻한 커피로 잠시 몸을 녹여야 하는 타이밍. 그러던 차가 눈에 들어온 매력적인 벽돌집. 카페 ‘까사디차차’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멋진 적벽돌에 끌리기도 했지만, 너무 추워서 선택지가 없었다.
▲ 단순히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이 아니라 까사디차차는 왠지 누군가의 집으로 놀러 가는 기분이 든다. 특히 적벽돌로 아치 구조를 만든 대문 같은 공간. 이런 흔적은 이곳은 아마도 원래 누군가의 집이었다가 카페가 됐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까사디차차의 간판은 간결하다. 아치 구조 측면에 달린 직사각형 돌출사인과 철제 입간판이 전부다. 얼핏 보면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도 작고 간결하게 배치한 간판.
시그니처 음료인 차차 라테를 따뜻하게 주문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적벽돌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곳곳을 다 적벽돌로 마감한 공간. 적벽돌은 언제 봐도 특유의 오라가 있다. 따스함과 견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 그리고 집이라는 컨셉트를 드러내는 게 적벽돌만큼 잘 어울리는 소재도 없을 테니 말이다. 까사(CASA)은 이탈리아어로 집이라는 의미니까 적벽돌을 활용한 건 정말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날의 추위도 집이라는 컨셉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좋은 전제조건이 됐다. 추위를 피해서 몸을 녹이는 건 한겨울에 집이라는 공간의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단순히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이 아니라 까사디차차는 왠지 누군가의 집으로 놀러 가는 기분이 든다. 특히 적벽돌로 아치 구조를 만든 대문 같은 공간. 이런 흔적은 이곳은 아마도 원래 누군가의 집이었다가 카페가 됐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카페를 위해 건축했다면 이런 아치형 구조의 대문 공간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되레 카페를 찾는 손님에게 진입 장벽이 되는 구조이니 열린 형태로 건축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니 말이다. 물론 이런 형태의 집을 활용해 카페를 오픈하는 거라도 접근성이나 그런 면을 고려해 아치를 없애고 열린 행태로 구성할 수 있었겠지만, 까사디차차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집이라는 컨셉을 구체화할 수 있는 장치가 됐다고 할 수 있다.
▲ 까사디차차는 적벽돌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곳곳을 다 적벽돌로 마감한 공간. 적벽돌은 언제 봐도 특유의 오라가 있다. 따스함과 견고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
아치 구조가 시야를 가려서 내부의 공간과 이층집 형태인 구조가 잘 보이지 않는데, 생각해 보면 집이라는 건 어느 정도 폐쇄적이고 타인에게 드러나지 않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이 아치는 까사디차차의 공간 컨셉을 구체화하는 구조이자 사인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까사디차차의 간판은 간결하다. 아치 구조 측면에 달린 직사각형 돌출사인과 철제 입간판이 전부다. 얼핏 보면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도 작고 간결하게 배치한 간판. 하지만, 이 골목을 지나치며 까사디차차를 발견하지 못할 이유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정도 규모의 벽돌집을 대로변도 아니고 이면도로에서 발견 못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까사디차차를 알려줄 땐 위치보다 큼직한 벽돌집 혹은 아치 구조 바로 위로 솟구쳐 오른 소나무를 이야기하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적벽돌로 마감한 익스테리어와 외관에서 풍기는 특유의 오라가 그야말로 사인인 셈이다. 결국 까사디차차는 존재 자체가 사인으로 인식될 수 있는 그런 카페다. 그리고 적벽돌과 함께 매칭한 인테리어 요소도 꽤 눈길을 끄는데, 특히 2층에 유리창 뒤로 알파벳 U자 형태로 구성한 구조에 자갈을 깔고 식물을 배치해 정원 혹은 화분처럼 해석한 것이 인상적이다. 자갈 위에 작은 화분을 올려 뒀지만, U자 구조 자체가 큼직한 화분처럼 느껴지는 것이 재밌다.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일 요량으로 카페에 들어온 것이라 아메리카노보다 따뜻한 우유가 들어간 라테가 나을 것 같아서 시그니처 메뉴인 차차 라테를 시켰다. 화이트초콜릿과 바닐라빈의 풍미를 더한 우유 거품을 얹어주는 라테. 따뜻하고 달콤하게 추위를 녹일 수 있는 메뉴였다. 다음에 까사디차차에 오게 된다면 날이 좀 더울 때 와서 시원한 커피나 청량한 에이드를 마셔보고 싶다. 여름을 맞은 까사디차차 라는 집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장바구니
주문내역
업체 검색
업체 등록
사업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