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이곳에서 가장 높고 근사한 전망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녹스고지의 루프톱에 올라서 영주 시내를 내려다보면 시야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높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제법 높은 곳에 있는 녹스고지는 말 그대로 고지였다. 근처에 있는 철탄산이 275m 정도이니 아마도 그 정도 높이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 녹스고지 간판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곳곳에 꽤 많이 배치되어 있는데, 간결하다는 느낌을 받는 게 묘하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외벽에 붙은 철재간판부터, 오브제처럼 배치한 아크릴 지주사인, 워터가든에 배치한 철재간판, 루프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채널사인, 그리고 곳곳에 공간을 안내하는 사인까지. 간판이 동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도 너무 간결하고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근 3시간을 달리면서 “왜 고지일까? 한라산 1,100고지 같은 그런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도착해보니 바로 알 것 같았다. 카페 이름이 왜 녹스고지인지. 그리고 카페 앞에 오브제처럼 배치한 아크릴 사인에 “별이 빛나는 아름다운 소도시 영주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적힌 정답지 같은 안내문. 특히 루프톱에 올라 탁트인 시야로 영주시내를 내려다볼 때는 고지이자 전망대 그 자체였다. 고지에 대한 의문이 풀릴 무렵 녹스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고지는 충분히 알겠는데, 녹스는 무엇일까?”라는 의문. 어렵지 않게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검색해 보니 카페의 대표가 영주의 지역 미디어와 인터뷰했던 기사가 남아 있었다. 기사에 의하면 녹스고지는 푸를 녹(綠), 물 수(水), 높을 고(高), 땅 지(地) 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했다. 이를 의역하면 높은 곳에 있는 푸른 바다가 된다. 그리고 물 수는 좀 더 편한 발음을 위해 스로 바꿔 녹스고지로 지었다고. 기사를 읽고 나서 왜 워터가든을 마련해 두었는지 퍼즐이 딱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녹스고지는 전망대 보다 물멍을 할 수 있는 카페로 더 유명하다. 지금은 겨울이라 그렇지만, 날이 좋은 계절에는 워터가든 앞에 마련되어 있는 선베드에서 커피를 마시며 물멍을 하면 호사 그 자체일 테니 말이다. 특히 한여름에는 마치 바다 앞에 앉아 있는 듯한 시원함까지 느껴질 거 같아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어쩌면 녹스고지라는 카페 이름을 완성하는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
▲ 푸를 녹(綠), 물 수(水), 높을 고(高), 땅 지(地) 자를 따서 지은 카페이름 녹스고지는 높은 곳에 있는 푸른 바다라는 의미가 된다. 영주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루프톱과 워터가든은 녹스고지라는 카페 이름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사인이라 할 수 있다.
녹스고지는 영주시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이자 바다였던 셈이다. 바다라고는 볼 수도 없는 내륙도시 영주에서 가장 높은 바다라니, 마치 신선놀음처럼 느껴졌다. 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무릉도원 같은 느낌으로. 녹스고지는 루프톱과 워터가든 외에도 매력적인 공간이 많다. 주문하는 곳에서 한 층을 내려가 지하로 가면 아늑한 공간이 나오는데, 요즘같이 추운 계절에 제격인 곳이다. 넓은 통유리를 통해 볕이 충분하게 스미고, 앞으로 노랗게 익은 잔디가 있어서 풍경 자체가 너무 따스하다. 녹스고지 간판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곳곳에 꽤 많이 배치되어 있는데, 간결하다는 느낌을 받는 게 묘하다. 간판의 개수를 비워서 여백과 간결함을 만들어 내는 게 보통인데, 녹스고지는 간판을 꽤 많이 배치했지만,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게 흥미롭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외벽에 붙은 철재간판부터, 오브제처럼 배치한 아크릴 지주사인, 워터가든에 배치한 철재간판, 루프톱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채널사인, 그리고 곳곳에 공간을 안내하는 사인까지. 간판이 동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데도 너무 간결하고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무조건 비우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편의를 고려하면서도 익스테리어와 전체적인 풍경을 해치지 않는 그 묘한 균형감이 놀라웠다. 겨울에 와도 너무 좋지만, 따스한 봄날 혹은 여름에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절마다 여러 공간이 다 다르게 느껴질 거 같아서. 지하 1층 앞마당에 노랗게 익었던 잔디가 겨울을 지내고 초록의 계절이 되었을 때 풍경이 궁금해서. 그리고 한여름에 반바지와 반팔에 선글라스를 쓰고 선베드에 앉아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음료를 마시며 워터가든을 바라보면 가장 높은 곳의 바다 그 자체일 것 같아서.
장바구니
주문내역
업체 검색
업체 등록
사업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