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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류 > 트렌드+디자인
이미선의 간판디자인 이야기6
일본 나라시의 간판디자인
글 편집부 2025-07-18 오후 5:35:43 |   지면 발행 ( 2024년 12월호 - 전체 보기 )



환경디자인 전문가로서 오랜기간 동안 간판디자인 컨설팅 및 옥외광고디자인 연구 등을 수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느낀 간판의 현주소와 더 나은 경관을 위해 나아가야 할 간판디자인 방향에 대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이미선 한국옥외광고센터 연구조사부 책임연구원)
※ 필자의 원고는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 지역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일본 나라의 경관모습.

일본 나라 시의 현황과 경관관리 체계
일본 간사이 지방에 위치해 있는 나라시(奈良市, ならし)는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지역으로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일반 관광객에게는 사슴 공원으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 도다이지(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야쿠시지(師寺)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지와 건축물이 지역 곳곳에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라시는「도시계획법」, 「문화재보호법」, 「고도보존법」, 조례 등을 통해 법과 제도적 틀 안에서 도시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나라시는 2004년 일본에 경관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이미 자체적인 경관 조례를 제정해 적용하고 있었을 만큼 자율적인 경관관리 체계와 인식을 두고 있는 곳이다. 나라시의 건축협정 제도에 따른 「건축협정조례」, 「도시경관조례」와 「도시경관형성 기본계획」은 도시의 공간구성이나 건축물의 형태·재료, 색채 등 도시경관 형성에 필요한 사항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규정에 따라 도시경관 심의회를 조직하고 운영함으로써 더욱 엄격한 기준안에서 도시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다. 그 덕분에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나라의 경관은 일관되고 지속성 있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여겨지고 있다.

나라시 간판과 공공시설물 조성 현황
나라시는 상호 유기적인 법체계 안에서 도시 전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전체가 일관성 있고 통일감 있는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간판과 공공시설물에서도 잘 드러난다. 소재는 지역의 전통가옥과 조화될 수 있도록 목재, 석재 등의 자연물을 주로 사용했다. 색채는 목재나 석재 위에 별도의 도색을 하지 않고 자연물 자체가 갖는 본연의 색을 최대한 살려 조성하였으며, 필요한 경우 문자 또는 그래픽 부분에만 흰색 또는 회색, 검정색 등의 무채색을 주로 사용하였다. 유채색은 최대한 배제하였다.
그리고 대부분 비조명형 간판을 사용하였으며, 조명을 사용한 경우에도 색온도가 높아 너무 차갑게 보이거나 색감이 화려한 인위적인 느낌 대신 색온도가 낮아 따뜻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등기구를 소규모의 크기와 수량으로 설치해 야간경관까지 고려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자연물이 아닌 인공소재를 사용한 경우에도 간판의 색상이나 톤을 건축물과 최대한 맞추어 지역 내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자 제작방식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입체형 대신 평면형을 주로 사용하였다. 이는 건축물과의 균형을 고려해 간판 자체의 부피감이 너무 강조되어 보이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색채의 경우, 대부분 무채색 또는 나무색과 유사한 색채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간판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물의 경우 역시 일관된 디자인을 적용하여 지역경관이 전체적으로 통일되어 보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안내사인은 물론 자판기 외관, 볼라드 등 거리 속 사소한 시설물에도 동일한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는 안정적인 브라운 컬러를 적용하고 있다. 나라를 방문했을 때 느껴지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화되어 보이는 느낌은 가로에 놓여 있는 작은 시설물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계획하고 관리하려는 노력 덕분일 것이다.


▲ 유채색 적용이 필요한 경우 채도와 명도를 조절하여 지역경관과 어울리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색채로 변경하여 적용하였다.

나라시 간판의 색채사용 특성과 교훈
나라시의 경관이 질서 있게 보이는 이유를 간판의 색채특성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간판에 사용된 색채들의 컬러팔레트와 색채분포 현황을 분석하였다. 자연소재 간판과 인공 소재 간판 모두 흰색·회색·검정색의 무채색(N) 또는 저명도 저채도의 YR계열인 갈색 중심의 색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공소재 간판과 공공시설물 역시 자연소재를 사용한 간판과 유사한 색채사용 및 색채분포 현황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는 철재나 플라스틱 등 인공소재를 사용해 간판 디자인을 할 때에도 경관 및 자연소재 간판과의 조화를 고려하였음을 의미한다.
갈색 외의 유채색을 사용한 경우에는 명도와 채도를 일부러 낮게 조정하여 경관이미지를 해치지 않도록 하였다. 같은 색상도 명도와 채도의 조합인 톤(Tone)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으며, 대체로 명도와 채도를 낮추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나라시의 간판은 전체적으로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느껴지며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경관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건축물, 간판, 공공시설물 등 도시경관을 이루는 요소들이 서로 조화되며 존재할 때 그 장소는 더욱 아름다워 보이며 그곳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문화지역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 장소들이 보다 아름답고 정체성 분명한 지역 이미지를 가지려면 간판과 도시 시설물들을 어떤 방법으로 계획하고 관리하여야 하는지 나라의 사례가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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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태그 : #특별기고 #간판 #일본 #나라시 #경관조례 #간판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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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트렌드+디자인
202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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