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젠 스타일(Zen style) 일본 사인 디자인에 대해 알아본다. 아자부다이힐즈, 롯폰기, 긴자, 하라주쿠, 미야시타 등 일본의 여러 사례를 통해 젠 스타일 사인 디자인이 어떤 형태로 공간에 적용되는지 살펴본다. (장효민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 교수) *필자의 원고는 월간 《사인문화》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 ‘긴자6’에 위치한 츠타야 서점은 고급스러운 ‘긴자6’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현대적이면서도 명품 매장 같은 디자인 콘셉트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스타벅스R이 같이 있어 더욱 멋진 공간이다.
젠 스타일과 츠타야 서점 독특한 브랜딩 전략의 모범사례로 유명한 츠타야 서점을 벤치마킹한 서점들이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 ‘교보문고’, ‘아크앤북’, 부산 아난티코브의 ‘이터널 저니’ 등 대형 쇼핑몰이나 호텔 등이 신축과 리모델링 시에 대형 북카페 스타일로 가장 많이 참고하는 사례가 바로 츠타야 서점이다. 일본의 대형 체인서점 츠타야는 방문하는 사람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랜 시간 머물기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서점이라기보다 복합 문화공간 구성으로 책과 함께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곳. 특히 도쿄의 경우 츠타야 서점 내에는 항상 스타벅스가 함께 자리 잡고 있어 그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방문객이 편안하게 머물며 다양한 분야의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를 체험하고, 서점마다 색다른 큐레이션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일본 전역에 1,0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고 하지만 직접 다녀온 다이칸야마, 긴자6, 라이즈쇼핑몰, 시부야 스크램블 위주로 살펴보았다. 츠타야 서점 곳곳의 사이니지는 한마디로 타이포그래피의 다양함과 젠 스타일의 간결한 이미지와 형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4곳의 츠타야 서점 중 작은 규모의 시부야 스크램블을 제외하고 모두 현대적이며 세련된 서체를 기본으로 원색과 중간 톤의 색상과 잘 조화된 사이니지는 조형적인 완성미와 함께 개성 있는 공간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공간 아이덴티티의 IDC(Integrated Design Communication) 전략과 전체 공간의 톤과 매너를 고려한 컬러 조합, 길 안내(Way finding) 시스템, 색다른 아우라를 보여 주는 작은 실내 사이니지의 재질에 이르기까지 국내와는 다른 젠 스타일(Zen style)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사이니지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사람을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 즉, ‘공간력’을 가진다. 이번에 살펴보는 4곳의 츠타야 서점은 바로 독특한 공간력을 지닌 매력적인 공간이다. 매력적인 공간은 VMD(Visual Merchandising) 디자이너가 기획한 공간의 콘셉트를 바탕으로, 정해진 시간 동안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강렬한 기억으로 저장될 만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고객 경험이나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 유통과 치유를 조합한 단어로 ‘소통을 통한 힐링’)처럼 공간 기획은 공간 설계와 전혀 다르다. 공간 설계가 공간의 구조를 만든다면 공간 기획은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는가 등의 전반적인 콘텐츠를 다룬다.
▲ ‘츠타야서점 가전’의 내부 이미지도 다른 매장과 동일한 톤과 매너를 보여주고 있다. 가전제품을 강조하듯이 전체 매장 공간 구성에서 일반 매장과 다른 복합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구성되어 있다.
스페이스 마케팅과 사이니지 츠타야 서점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적절한 ‘디자인 마케팅 믹스’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문객들에게 그 점포만의 컬러 마케팅과 코디네이팅을 통해 단순히 시각적인 차별화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고 그들이 원하는 감각 경험을 전달하는 정교한 전략이 내재 되어 있는듯하다. 마치 ‘츠타야 서점’이라는 강력한 브랜드의 차별화(Differentiation), 명확성(Clarity), 지속성(Consistency), 투자(Investment)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듯하다. 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현대는 속도의 시대이자 취향의 시대이고 모바일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츠타야 서점에선 이러한 트렌드는 멈춰있고 여유로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곳곳에서 느끼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일본 고유의 세밀한 정교함과 방문객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보여주는 젠 스타일의 단아한 이미지는 츠타야 서점은 물론, 색다른 스페이스 마케팅으로 유명한 공간들을 도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이니지를 구성하는 이미지, 타이포그래피, 컬러, 재질, 형태, 조명 등 주요 요소 중 유럽이나 선진국의 차별화된 점은 디자인의 기본 개념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디자인의 BOFER이론 즉, Beauty(심미성), Originality(독창성), Functionality(기능성), Economy(경제성), Reliability(신뢰성)에 적합한 개념은 기본이고,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개념으로 ROI, Relevance(연관성), Originality(독창성), Impact(호소성)등의 효율적인 결과를 위해 단순하고 명료한 개념에 적합하게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 제작에서 크리에이티브 요소를 독창적이고 유효적절하며 완성도 높게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크리에이티브 전략과 콘셉트 추출이 필요하다. 추출된 콘셉트를 중심으로 카피와 이미지를 도출하듯 사이니지 제작에도 명확한 콘셉트와 프로세스가 잘 적용된 곳이라는 느낌을 츠타야 서점에서 만나게 된다.
▲ 츠타야서점 공간 중앙에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는 이벤트 공간이 있는데 운이 좋으면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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