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 간사이 지역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오사카를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몇 번을 반복해서 여행을 가도 볼거리가 다양한 곳이 오사카이고 간사이 지역이다. 특히 교토, 오사카, 고베 등 간사이 지역의 여러 도시는 각각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있어 흥미롭다. 간사이 지역의 도시와 공간 사인을 한번 둘러봤다.
▲ 고베항구 개항을 기념하며 조성된 메리켄파크는 그야말로 항구도시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2층 구조로 된 하마테 바이패스 도로와 그 아래 바다를 오가는 배는 그 자체로 항구도시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BE KOBE 조형물은 메리켄파크와 고베를 상징하는 사인이자 포토스팟이라고 할 수 있다.
빵의 도시, 고베 간사이공항 스타벅스에서 굿즈로 판매하는 고베 머그잔에 빵이 그려진 걸 보고 입국 당시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베규도 아니고, 항구도 아니고 빵이라고?”라는 의문. 한국인에게 고베를 물으면 하면 열에 아홉은 소고기를 대답할 거라 생각한다. 고베규는 그야말로 일본을 넘어 국제적인 브랜드이자 상징 같은 거라서. 그리고 고베는 개항지의 매력을 담고 있는 항구도시다. 그런 고베가 소와 항구가 아니라 빵이라니... 하지만 고베를 여행하고 다시 귀국을 위해 다시 간사이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그 머그잔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베는 명백한 빵의 도시다. 아마 고베에서 빵을 한 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은 바로 이해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맛집으로 소문난 몇몇 빵집 앞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웨이팅을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항구도시이자 대표적인 개항지로도 유명한 고베는 베이커리 제조 기술 등 다양한 문화가 유입된 곳이기도 하다. 특히 기타노이진칸은 초기 개항 당시 외국인들이 살았던 거주지였기 때문에 베이커리 제조 기술 등 다양한 문화가 고베에 퍼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고베 시내 곳곳에는 맛있는 빵을 만드는 가게가 많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게를 둘러볼 생각으로 동선을 구성할 정도다. 그야말로 고베는 빵의 도시이고 빵순이들에겐 성지 같은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빵은 개항지라는 특성과 함께 자연스레 스며든 문화이고, 현재 고베를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는 고베를 찾는 사람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고베규는 물론이고 차이나타운 난킨마치에서는 다양한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차이나타운인 난킨마치는 역시 개항의 역사를 품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성문처럼 구성한 출입구에 장안문이라 적어 차이나타운 이란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고 있다.
항구도시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공간과 사인 고베의 곳곳을 걸어보면 여러 공간과 사인을 통해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항구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사인. 고베산노미야역을 나와 처음으로 항구도시라는 걸 느낀 건 맨홀 뚜껑이었다. 고베라는 영문과 갈매기를 형상화한 구름, 닻을 새겨넣은 것까지. 항구도시의 고베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기타노이진칸과 난킨마치 역시 개항의 역사를 품은 공간이고, 메리켄파크와 하버랜드는 그야말로 항구도시의 매력을 가득담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기타노이진칸과 난킨마치가 과거를 보여주는 곳이라면 메리켄파크와 하버랜드는 고베의 현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항구도시 고베의 역사와 문화가 도시 곳곳에 새겨져 있고 흥미로운 공간과 사인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항구도시 고베의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롯코산과 산악열차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라 할 수 있다. 산악열차를 타고 롯코산 텐란다이에 올라 멀리 있는 바다를 보면 고베가 왜 항구도시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롯코산은 고베와 나아가 간사이 전체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야구팀 한신 타이거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한신 타이거스의 응원가 롯코오로시는 ‘롯코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신타이거스는 엄밀히 말하면 오사카가 아니라 효고현에 연고를 둔 팀이다. 그래서 오사카보다 고베역에 우승 포스터가 붙어 있을 정도로 고베와 효고현 사람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결국 롯코산과 한신 타이거스 역시 고베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이 지역을 즐기는 흥미로운 요소라 할 수 있다.
▲ 한신 타이거스 역시 고베(효고현)에서 빼놓을 수 있는 명물이라 할 수 있다. 한신 타이거스는 엄밀히 말하면 오사카가 아니라 효고현에 연고를 둔 팀이다. 그래서 오사카보다 고베역에 우승 포스터가 붙어 있을 정도로 고베와 효고현 사람들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특히 2023시즌은 한신 타이거스가 3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해라서 고베역에 대대적으로 축하 포스터와 사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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