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건 재미있다. 특히 다양한 관점과 시선으로 상상해 본 미래의 모습을 공유하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열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100년 후 서울의 땅과 건축을 상상해 보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을 통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서울을 무대로 세계 도시의 현안을 살피고 그 대안을 모색했다. (자료제공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백미였던 열린송현녹지광장의 하늘소와 땅소. 특히 하늘소는 약 12m 높이의 전망대로 열린송현녹지광장의 여러 전시는 물론이고 경복궁, 북한산, 인왕산 등 주변 서울의 모습을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다.
5개 전시로 살펴본 서울과 세계도시의 미래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총 5개 전시로 구성되었다. 주제전,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게스트시티전, 글로벌 스튜디오, 현장프로젝트 이렇게 총 5개의 전시로 나뉘는데 전시는 3곳의 장소에서 진행했다.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은 서울건축비엔날레의 핵심적인 주제를 설명하는 전시로 주 무대인 열린송현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됐다. 그리고 아가 칸 건축상을 수상한 리즈비 하산, 영국 애쉬든 상 후보 스튜디오 워로필라, 이탈리아 공로훈장과 DFAA 아시아 디자인상을 수상한 최욱 등 국내외 작가 19인의 작품을 전시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간은 열린송현녹지광장이라 할 수 있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은 경복궁의 동쪽에 위치해 조선 초기부터 자연부락으로 형성되어 있던 지명, 송현(松峴)에서 가져왔다. 풀이하자면 소나무가 우거진 땅으로 과거 솔고개, 솔재라고도 불렀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여러 역사적 사건의 배경이 되었으며, 해방 후 미국대사관의 숙소 부지로 사용되었지만,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방치된 땅이 됐다. 2021년 서울시의 정비사업을 거치며 전기를 마련한 송현동 부지는 2022년 10월 시민들의 휴식 장소로 개방됐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 북악산, 인왕산, 남산으로 향하는 자연의 중심축에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을 주 무대로 삼았다.
▲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시민청)에서 진행한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국제 공모로 선정된 작가 40팀이 협력한 유형별 전시와 초청 작가 13팀의 연구 성과물을 전시했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약 12m 높이의 전망대 ‘하늘소(所)’다. 지난 5월 개장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기간 주제관 역할을 할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경복궁, 북한산, 인왕산 등 주변 서울의 모습을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지름 18m, 높이 3m의 대형 한옥 파빌리온도 이목을 사로잡는다. 건축가 조정구가 설계한 작품으로 한옥 건축 자재를 활용한 구조물이다. 집의 원형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으로 파빌리온에 사용된 목재, 초석, 구들 등은 다른 한옥에 사용했던 오래된 부재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서울시청(시민청)에서 진행됐다. 국제 공모로 선정된 작가 40팀이 협력한 유형별 전시와 초청 작가 13팀의 연구 성과물을 전시했다. 또한 이곳에서는 ‘게스트 시티전’과 ‘글로벌 스튜디오’ 전시도 동시 진행했는데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유럽 등 13개국의 다양한 건축적 시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다양한 건축가의 시선과 상상을 통해 서울을 재해석하는 전시를 볼 수 있었다. 각자의 시선과 관점으로 100년 후 서울의 땅과 건축을 상상하는 결과물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자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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