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 계절에 찾아가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포천은 가을에 가야 제격인 곳이라 할 수 있다. 계곡과 강, 그리고 숲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가득 담은 포천은 가을이 제철이다. 물론, 아직 여름의 미열이 남아 가을의 참맛을 느끼기엔 조금 이르지만 계절이 변하는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가을이 왔으니 이제 포천의 시즌이다.
▲ 산정호수는 왜 포천이 풀, 물, 돌로 상징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호수의 뒤를 단단하게 받치는 높은 산을 보면 이곳이 왜 산정호수라는 지명으로 불리는지 깨닫고, 바로 감탄하게 된다.
풀, 물, 돌 포천을 구성하는 요소 비둘기낭, 한탄강 주상절리, 산정호수, 포천 아트밸리, 국립수목원 등 포천의 명소를 둘러보며, 풀과 물 그리고 돌은 포천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아닐까 생각했다. 풀, 물, 돌은 포천을 구성하는 세 가지 원소이자 지역을 상징하는 사인이라 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곳곳에 위치한 명소는 이를 증명하는 공간이자 포천을 상징하는 사인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원도와 인접한 포천의 북쪽은 물과 돌로 상징되는 공간이 많다면, 남쪽은 국립수목원을 중심으로 풀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에는 자연의 매력을 앞세운 수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포천은 그중에서도 사람의 손을 최대한 덜 탄 자연 그 자체를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국립수목원을 찾아가는 길목에 ‘유네스코 지정 광릉숲 생물권 보존지역’이라는 사인을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운전하게 된다. 그래야 자연에 대해 예를 갖추는 것 같아서. 한탄강을 중심으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주상절리와 비둘기낭의 시원한 물줄기는 포천이라서 볼 수 있는 장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상절리를 구성하는 돌은 포천을 상징하는 시그니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폐채석장을 공원으로 재해석한 포천아트밸리는 왜 돌을 포천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꼽는지 알려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포천은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여행지였고, 그러한 성격을 구체화하는 요소와 상징이 명확한 곳이었다.
▲ 한탄강 지질공원 한 편에 있는 비둘기낭은 포천 여행에서 빼놓은 없는 멋진 공간이라 할 수 있다. 3층 구조의 데크로 이뤄진 산책로를 걸어 내려갈수록 온도 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아름다운 자연에 매력을 더한 다양한 공간과 사인 자연의 아름다움을 차고 넘치게 담고 있던 포천의 또 다른 매력은 흥미로운 다양한 공간이었다. 자연을 잘 활용한 공간이 많았는데 이는 포천의 매력을 흥미롭게 재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호수와 숲 등 자연이 근처에 있는 곳은 그 경관을 제법 잘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자연경관이 인접하지 않은 곳이라도 포천의 매력은 풀과 물, 돌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해 공간을 꾸민 곳이 있어서 그것도 인상적이었다. 포천의 매력과 아이덴티티를 공간에 담아낸 것 같아서. 그리고 포천엔 유난히 드라마촬영지가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 역시 흥미로운 포인트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지역이나 드라마 촬영지가 있으면 그곳을 명소화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지만 포천은 조금은 다른 결이 느껴졌다. 명소화 전략을 통해 억지로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며 인기를 끄는 듯한 분위기. 비둘기낭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워낙 유명한 곳이었고, 최근 시즌3까지 이어진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무대인 돌담병원은 산정호수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비둘기낭과 돌담병원 세트는 일시적인 인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지속되는 분위기라는 점이 꽤 흥미롭다. 또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군인들에게 싸고 양 많은 고기를 팔면서 시작된 이동갈비 역시 포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1960년대부터 형성된 이동 갈비촌은 포천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포천의 맛과 역사가 오롯이 몰려있는 곳이라서. 특히 포천이동갈비촌에는 여러 갈빗집이 몰려있고, 특유의 구조와 간판을 보이는 곳이 많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 ‘포옥’은 포천에서 단 하나의 카페를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전면에 흰색으로 구성한 채널사인이 인상적이지만 경기도건축문화상에서 대상을 받은 건물을 구조 자체가 시선을 강렬하게 잡아끄는 사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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