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는 사인 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사인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이다. 용어만 잘 정리해도 현재 사인 업계의 트렌드가 어떤지 파악을 할 수 있다. 언어는 결국 현상을 담아내는 기호이니 말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연재 기사를 통해 현재 사인 업계에서 쓰이는 다양한 용어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 판류형간판은 그야말로 면 전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채널사인보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색감의 대비 등 단순한 방식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 간판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미지로 말하는, 여전히 아름다운 간판 핫플레이스를 걷다가 발견할 수 있는 예쁜 간판 중에는 의외로 판류형간판이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마치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의 주범으로 몰려서 채널사인에게 자리를 내주고 역사의 뒷길로 씁쓸하게 퇴장해 버린 것 같지만, 여전히 도시 곳곳에서 예쁘게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판류형간판이다. 판류형간판의 정의는 간단하다 평면에 가게를 표현하는 간판. 채널사인이 입체적이고 텍스트로 구성된 거라면 판류형은 평면이고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사인업계에 판류형간판이란 용어가 정립되기 이전에는 플렉스간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렀다. 보통 업계에서 쓰이는 은어 같은 경우는 특정 소재나 제조사의 브랜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플렉스 간판도 그런 식으로 정해진 명칭이었다. 판류형간판의 면을 구성하는 소재 명칭이 플렉스였기 때문에 다들 플렉스 간판으로 불렀다. IMF 이후 인수 합병되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판류형간판이 붐을 타면서 사인업계의 킬링아이템이자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간판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채널사인이 떠오르며 약간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 당시까지 판류형간판은 그야말로 난립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형화 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불법의 합법화라는 명분과 친환경 저탄소 녹생성장 같은 이슈와 맞물리면서 판류형간판은 급격하게 밀려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내부 광원으로 판류형간판은 형광등을 사용했고 채널사인은 LED를 썼으니 이미 거기서 운명이 갈린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LED형광등, 도광판 등 여러 광원이 등장하면서 판류형간판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간판 개선사업은 채널사인을 중심이지만, 그 외 영역에서는 판류형간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텍스트로만 표현되는 채널사인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가게를 표현하고 싶은 젊은 층이 창업하며 판류형간판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쟁 같은 상권인 핫플레이스에서 가게의 개성을 조금이라도 빠르고 인상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한 방법은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훨씬 강력하니 말이다. 판류형간판은 여전히 산입업계의 한 아이템과 용어라는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아름답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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