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긷은 울산바위와 설악산의 풍경뿐만 아니라 건축적인 관점으로 공간을 감상하기에도 훌륭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을 돌아 2층에 오르면 울산바위를 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게 마치 배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같아서 흥미롭다.
설악산과 울산바위는 어쩌면 속초가 품은 가장 멋진 초록색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한 여름에 속초에 간다는 건 대부분이 푸른 바다의 매력을 만끽하기 위해서지만, 설악산과 울산바위가 만드는 초록색 장관은 직접 봐야 하는 풍경이다. 그래서 설악산을 중심으로 속초와 고성에는 꽤 많은 카페가 있다. 설악산과 울산바위의 아름다움을 보며 커피를 한 잔 마실 수 있게 꾸민 공간의 항연. ‘카페긷’은 그중에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지게 설악산과 울산바위를 품고 있다. 초록색 속초의 매력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공간.
이른바 뷰맛집 카페 같은 곳을 가면 누구든 자유롭게 즐겨야 할 자연과 풍경을 탐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돈을 내고 카페에 입장을 해야 즐길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로 공간을 만들거나, 뷰가 제일 좋은 자리를 상석처럼 배치해 소수만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구성. 카페긷은 어디서든 자유롭게 울산바위를 볼 수 있는 구조로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출입구, 내부, 옥상, 앞마당 등등 어디에 있어도 울산바위를 볼 수 있는 열린 구조. 공간 자체가 “울산바위의 풍경은 여러분 모두의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인자함이 느껴져서 카페에 머무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카페긷은 울산바위와 설악산의 풍경뿐만 아니라 건축적인 관점으로 공간을 감상하기에도 훌륭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라서. 물론 건축에 조예가 깊지 않아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이다. 마치 배의 앞머리처럼 생긴 공간은 앞마당에서 보면 녹색 잔디를 바다로 삼아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라 묘하게 속초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나선형 계단을 돌아 2층에 오르면 울산바위를 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게 마치 배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같아서 흥미롭다. 카페긷은 내부와 외부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서 한 바퀴 돌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로 구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물과 자갈이 있던 나선형 계단에서 출발해 앞마당을 거쳐 반대편 통로를 따라오면 원위치로 돌아올 수 있다. 마치 회전식 정원처럼 꾸민 동선이 흥미롭다. 통로를 따라 산책하듯 한 바퀴 돌면 물과 풀 돌 등 카페긷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천천히 볼 수 있다. 그리고 동선과 위치마다 약간씩 다르게 보이는 울산바위를 보는 것도 매력이다.
▲ 마치 배의 앞머리처럼 생긴 공간은 앞마당에서 보면 녹색 잔디를 바다로 삼아 항해하는 듯한 느낌이라 묘하게 속초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카페긷은 내부와 외부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서 한 바퀴 돌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로 구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나선형 계단에서 출발해 앞마당을 거쳐 반대편 통로를 따라오면 원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 회전식 정원처럼 꾸민 동선이 흥미롭다.
카페긷의 간판은 외부 주차장 입구에 배치한 것이 전부다. 낮은 콘크리트 벽에 자음과 모음을 분리해 ‘ㄱ ㅣ ㄷ’이라고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콘크리트 벽 주변으로 나무와 돌, 이끼를 배치해 마치 비바리움처럼 보이게 구성한 것도 흥미롭다. 카페긷이란 공간을 미리 살짝 알려주는 예고편 같아서. 물론 이 간판은 그렇게 명확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편은 아니다 광활한 주차장과 그 앞으로 보이는 흰색 지붕과 울산바위가 이곳을 카페긷이라고 이미 알려주는 사인 역할을 하기에. 간판보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오는 길에 사진을 한 컷 찍는 포토스폿으로 더 훌륭하다. 특히 주차장과 이 간판 앞에서도 울산바위를 아낌없이 볼 수 있기 때문에 카페긷은 그야말로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좋은 자리를 미리 선점하지 않았더라도 모두에게 울산바위와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허락하는 곳. 그렇기 때문에 카페긷은 설악산과 울산바위의 풍경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인심은 결국 풍족한 곳간에서 나오듯, 울산바위의 풍경을 곳곳에서 아낌없이 담고 있으니,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열어두는 그런 자세. 멋진 공간에 더해 이러한 자세가 카페긷의 매력을 완성하는 거라 생각한다. 속초라서 자주 갈 순 없지만 잔디가 노랗게 변하는 가을과 하얀색 눈이 쌓이는 겨울에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그때는 또 어떻게 울산바위를 품고 있을지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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