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그저 전국의 수많은 핫플레이스의 아류작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포석로라는 멋진 도로명 주소 대신 황리단길이라고 부르는 것에 약간의 반감이 있었다. 하지만 황리단길은 이제 완전히 경주를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았고 계속해서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재미있는 천년고도를 만드는 황리단길의 공간과 간판에 대하여.

▲ ‘베이글 베이글러’는 경주에서 작정하고 베이글 전문점을 차리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한 공간이다. 큼직한 한옥과 널찍한 마당, 그리고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도 보일 듯한 가독성 높은 지주사인까지. 뭐 하나 아쉬운 게 없는 경주의 베이글 전문점.

▲ 베이지색으로 마감한 익스테리어에 검은색 페인트로 무심하게 쓴 가게 이름만으로도 간결하게 시선을 잡아끄는데, 측면에 배치한 현판 같은 목재사인이 방점을 찍는다. 그리고 각각 영문과 한글을 적용해 쉽고 직관적으로 읽히게 구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 황리단길에는 한옥 구조를 활용한 공간이 8할 이상이다. 그중에 한옥 구조를 가장 창의적으로 활용한 곳을 꼽는다면 단연 와인 전문점 ‘포도’가 아닐까 싶다. 벽면을 과감하게 와인으로 채운 것도 흥미롭지만 하단 콘크리트 부분에 다양한 문구를 배치해 한옥 구조를 흥미롭게 활용했다.

▲ ‘황남비빔밥’은 단조로울 수 있는 한옥 구조에 흥미로운 포토존을 통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베이지색으로 마감한 외벽을 배치하고 한옥 구조를 간결하게 로고로 구성해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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