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한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쩌면 전주 그 자체가 한옥 같은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한옥이 보이는 도시가 전주다. 국내 여행객은 물론이고 한국문화에 심취한 외국인이라면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는 곳이 전주다. 게다가 음식과 술이 곳이라. 어디를 가도 비빔밥 등 맛있는 음식이 있고, 또 어떤 식당에 가던 웬만해선 모주를 맛볼 수 는 곳이 전주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브루어리를 만든다면 전주가 너무 자연스럽지 않나 싶은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런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노매딕브루어리는 외국인 브루마스터가 만든 브루어리다. 미국 미시건 출신인 브루마스터 좌니가 만든 브루어리. 미국 시카고와 독일의 뮌헨에서 맥주 양조를 배운 외국인이 전주에서 브루어리를 만들 가능성은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확률이 낮을 것 같다. 그래서 왠지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노매딕브루어리다. 어쩌면 브루마스터 좌니도 전주에 처음 와보고 운명처럼 이끌렸을 것 같기도 해서...
▲ 온탭바 안쪽은 벽면에 흥미로운 문구를 배치한 것이 인상이었고, 구조가 입간판에 쓰인 그대로라 흥미로웠다. 그야말로 안쪽에 자리가 있는 구조. 시그니처 라인업에 있던 노매디카를 시작으로 몇 잔의 맥주를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마셨다.
하긴 크래프트비어와 브루어리 전성기라고 해도 전주는 약간 생소하긴 하다. 강릉과 속초를 중심으로 강원도에 꽤 많은 브루어리가 분포되어 있고, 수도권은 단연 서울과 가평 김포 등지에 흥미로운 브루어리가 꽤 많이 있다. 그리고 충청권에 몇몇 인상적인 브루어리가 있고 부산과 제주도에 몇 곳이 있다.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전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매칭이 되지 않는 곳이다. 한옥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의 도시에 브루어리라니... 하긴 생각해 보면 전주는 가맥의 성지이자 천국이니까. 브루어리가 들어설 문화적 베이스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동네 슈퍼에서도 마른안주에 맥주를 마시는 동네니까. 노매딕브루어리를 처음 알게 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전주에 올 일이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며 벼르고 있었던 브루어리. 전주 출장 일정이 딱 잡혔을 때 생각했다 이번이 기회라고. 숙소도 일부러 노매딕브루잉 근처로 잡았다. 차를 두고 걸어서 올 수 있을 만한 거리로. 걸어오는 길에 전라감영을 보고 “역시 전주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었다. 노매딕 브루잉은 전주에 두 곳이 있다. 노매딕브루잉과 비어가든. 전주스러운 예쁜 한옥의 모습은 비어가든 이었지만 그래도 양조 설비를 한번 보고 싶어서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함께 있는 노매딕브루잉으로 향했다. 양조 설비를 넣기 위해 조금 손을 봤지만, 한옥의 구조가 살아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바로 옆 건물에 온탭바가 이어져 있는 구조. 신기한 것은 양조장은 한옥 구조를 그래도 활용했고, 온탭바는 여느 핫플의 카페처럼 너무 모던한 공간이었다. 양조장 쪽 앞으로 입간판을 하나 세워둔 것이 전부였는데 그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매딕브루잉이라 쓰인 문구 아래 “안쪽에 자리 있어요”라는 문장. 그게 너무 재밌어서 한번 쓱 보게 되는 입간판이다. 입간판은 결국 브루어리가 문을 열었다는 걸 알리는 동시에 공간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담는다.
▲ 양조 설비를 넣기 위해 조금 손을 봤지만, 한옥의 구조가 살아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바로 옆 건물에 온탭바가 이어져 있는 구조. 양조장 쪽 앞으로 입간판을 하나 세워둔 것이 전부였는데 그게 시선을 사로잡았다.
온탭바 안쪽은 벽면에 흥미로운 문구를 배치한 것이 인상이었고, 구조가 입간판에 쓰인 그대로라 흥미로웠다. 그야말로 안쪽에 자리가 있는 구조. 시그니처 라인업에 있던 노매디카를 시작으로 몇 잔의 맥주를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마셨다. 노매디카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돌아서 찾아왔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첫 잔이 이렇게 맛있으면 그 이후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어진 몇 잔의 맥주 역시 너무 맛있었고, 전주에서 이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다음날 일정이 없었다면 한없이 더 마시고 싶었지만,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올 때쯤 일어섰다. 물론 아쉬운 마음에 몇 캔 사서 나오긴 했지만. 다음에 다시 들러야 할 이유를 충분히 만들고 일어섰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엔 이번에 못 마신 라인업을 중심으로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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