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일회성이고, 연속성이 부족한 것이 보통이다. 분기 혹은 연도별로 성과를 내야 하는 특성상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드문데, 충주시 지현동은 꽤 오랜 시간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2014년 부터 지금까지 지역의 이야기인 ‘사과’를 주제로 꾸준하게 사업을 벌여왔다. 시간의 흐름과 꾸준함으로 쌓아 올린 콘텐츠는 이제 동네를 밝히는 상징이자 인프라가 됐다. (자료제공 지현동 도심재생 뉴딜사업 추진단)
▲ 이번 사업을 통해 마을을 상징하는 ‘Oh My ♡ 사이길’이라는 통합적인 브랜딩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현동 사과나무 길은 충주에서 사과나무 최초재배지라는 이야기를 담아 골목을 구성했다. 충주 사과 유래비에서 시작해 꽃길, 글 길, 사과 동화길, 산토리니 길, 째즈길, 사과 계절 길 등 여러 콘셉트로 공간을 꾸몄다.
동네를 찾는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환대 ‘Oh My ♡ 사이길’을 적용한 조형물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배달을 가는 라이더와 동선이 겹쳤는데, 브레이크를 당겨 사진 찍을 여유를 잠시 주고 웃으며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어쩌면 이것이 공공사업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멋진 조형물과 미술 작품으로 골목을 꾸며도 그 지역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결국 커뮤니티와 그로 형성된 분위기는 지역을 찾는 외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환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지현동 Oh My ♡ 사이길 프로젝트는 성공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은 단기간에 되는 게 아니다. 지현동 사과나무 이야기 길은 2014년부터 크고 작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쌓인 것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낸 셈이라 할 수 있다. 지현동 사과나무 길 프로젝트는 낡고 어두웠던 거리의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목적으로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그리고 초기에는 문화적인 관점으로 진행하는 CEPTED(범죄 예방 환경 디자인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사업의 일환으로 어둡고 좁은 골목 같은 안전 취약 구역에 스마트 보안등을 설치하고 바닥에 웨이파인딩 시스템을 적용해 낙후된 공간을 밝게 바꿨다. 그리고 지현동 사과나무 길은 충주에서 사과나무 최초재배지라는 이야기를 담아 골목을 구성했다.
▲ 공간별로 테마에 맞춰 다양한 벽화로 거리를 꾸몄다. 지현동의 핵심 주제인 사과를 각 구역의 컨셉트에 따라 다채롭게 구성한 것이 인상적이다.
통합적인 관점으로 진행한 도심재생 뉴딜사업 최근 마무리 지은 지현동 도심재생 뉴딜사업은 통합적인 관점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벽화 등 공공미술로 거리를 꾸민 것이 아니라 주거 취약 계층의 집을 수리하는 등 지역의 인프라까지 통합적으로 리뉴얼한 도심재생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의 부족한 생활 SOC 시설 확충을 통해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한 것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지현동 도심재생 뉴딜사업 추진단장 한국교통대 장효민 교수는 “지현동에서 최초에 공공미술 사업을 했던 건 2014년에 진행한 골목 벽화였고, 2015년 옹달샘 시장 리뉴얼을 하며 점점 통합적으로 범위를 넓혔다”라며 “그리고 2018년에 도심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되며 190억 규모의 예산을 지원받았고, 이번 사업을 통해 지현동의 300가구 정도의 집을 수리했으며 동네 공공시설물을 재정비하는 등 통합적인 관점으로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장 교수는 “마을을 상징하는 로고와 간판 같은 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Oh My ♡ 사이길이라는 통합적인 브랜딩을 진행했다”라며 “충주시 지현동은 사과나무 이야기길 이란 좋은 스토리텔링이 있는 지역이라 예술적인 관점으로 봐도 완성도가 높고, 도심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한 여러 지역 중에도 디자인적인 시각을 잘 풀어낸 사례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주거환경, 도시 인프라 개선 외에도 이번 사업을 통해 지현문화플랫폼, 애플아트뮤지엄 등 상시로 운영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을 통해서 전시와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가을에는 애플아트페어를 개최해서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와 여러 작가의 협업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 애플아트뮤지엄은 사과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한 공간이다. 상설 전시 공간으로 구성해 사과와 관련한 흥미로운 콘텐츠와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고, 애플아트페어 등 지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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