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사인 시장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이렇다 할 이슈조차 없는, 완고한 판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기도 했지만 그 전부터 딱히 큰 이슈가 없이 기존의 제작 방식과 기술이 시장을 지배해 오던 곳. 하지만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는 3D 프린팅은 간만에 채널사인 시장을 후끈하게 달구는 이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D 프린팅이 채널사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짚어보았다.
글·사진 편집부
출력으로 패러다임 전환
▲ 채널사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3D 프린팅을 통해 출력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채널사인의 오랜 제작방식과 공식이 깨진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인업계의 3D 프린팅은 시작은 조형물이었다. 대형 3D 프린터를 통해서 조형물을 생산해 인접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의 사업을 전개하는 장비와 기술이었다. 3D 프린팅은 결국 출력 기술이었기 때문에 실사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물론 결과물은 결국 조형을 갖춘 구조물이었지만 생산 방식은 출력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실사출력 업체의 사업영역을 넓히는 정도로 사용했던 것이 3D 프린팅이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채널사인까지 영역을 넓혔고, 몇 년간 관망의 시기를 거쳐 올해 트렌드로 떠올랐다.
채널사인 시장은 꽤 오랜기간 새로운 이슈가 없는 침체기가 지속됐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미 그전부터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침체도 그렇지만 새로운 이슈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 어려운 시장 분위기였다고 할 수 있다. 한 때 채널사인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채널밴딩기 자동화 장비 도입은 임계점에 다다르자 차갑게 식었다. 그리고 에폭시채널 사인으로 시작된 고급화 흐름도 한풀 꺾인 것이 최근 채널사인시장의 분위기다. 그러는 사이 3D 프린팅이 점점 영역을 넓히면서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제는 관망을 넘어서 확산하고 있다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채널사인은 문자를 독립적인 조형으로 만들어 내는 방식이라 출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지만, 조형을 3D 프린팅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제작방식으로 떠올랐다. 채널사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출력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기존 채널사인의 복잡한 구조와 손이 많이 가는 제작 방식을 간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3D 프린터를 이용해 채널사인을 제작하면 공정 중 어려운 부분인 트림 밴딩, 태커, 용접 작업이 필요 없어서 숙련공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통해 인건비 등 부가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엘씨기획 박희용 대표는 “채널사인의 기본적인 구조는 상판과 하판, 그리고 몸체가 되는 측면부이고 그걸 조립해서 문자라는 도형을 만드는 것이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노동집약적이고, 기술자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 대표는 “3D 프린팅을 통해서 채널사인을 만들 수 있다는 건 꽤 큰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라며 “채널사인의 구조이자 조립체인 상판, 하판, 측면부를 출력작업을 통해서 한 번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3D프린팅을 통해서 채널사인도 출력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채널사인 제작의 오랜 공식에도 새로운 변주가 시작된 것. 물론 여전히 기존방식으로도 채널사인을 제작할 것이고, 필요한 영역이 있지만 3D 프린팅은 채널사인 업계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인랩 윤종훈 대표는 “3D프린팅 방식으로 채널사인을 제작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몇가지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라며 “면발광이나 에폭시 채널사인이 업계의 트렌드가 됐을 때처럼 대형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먼저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넓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윤 대표는 “최근 3D 프린팅에 대해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쯤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생산성 증대와 비용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 시장이 침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슈는 비용 절감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혹은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이는 결국 장비와 인프라 투자로 이어진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인건비는 낮추는 전략. 채널밴딩기 등의 장비는 결국 비용 절감이란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채널사인 업계가 다양한 장비를 통해서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모색했다면 3D 프린팅은 완전히 새로운 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채널사인 제작방식을 획기적으로 간소화 한 것이 3D 프린팅이기 때문이다. 기존 제작방식대로 채널밴딩기를 활용해도 결국은 문자형태를 만들어내는 조립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후가공을 해야 완제품 생산이 가능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완제품 형태의 채널사인을 제작할 수 있으므로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3D 프린팅을 통해서 생산한 채널사인도 약간의 후가공을 거쳐야 하지만 기존 제작방식과 비교하면 작업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3D 프린팅이 채널사인 시장에서 기존방식을 일부 흡수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리고 3D 프린팅을 통해서 50cm 사이즈 채널사인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방식을 일정부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인블루 곽동훈 대표는 “3D 프린팅을 통해서 채널사인을 제작하면 작업단계를 줄일 수 있어 동일한 인력으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며 “예를 들어 기존 제작 방식이 A-B-C-D였다면 그것을 A-B 정도로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곽 대표는 “현재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서 50cm 사이즈 채널사인까지 무리 없이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고민하는 업체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D 프린팅 방식의 장점은 제작단계와 후가공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장비를 운용하는 방식이 간편해 인력을 보다 합리적으로 구성, 활용할 수 있다. 한 명의 인력이 여러 장비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어서 생산성 증대에 큰 도움을 준다. 기존에 채널밴딩기를 이용해 제작하는 환경과 비교하면 인력구조를 재편해 합리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엘씨기획 박기범 이사는 “채널사인 제작에 3D 프린팅을 적용하는 이유는 기술자 의존도를 낮추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라며 “3D 프린터와 프린팅 솔루션을 통해서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박 이사는 “한 명의 인력이 20대의 3D 프린터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업 과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는 제작방식이라 할 수 있다”라며 “3D 프린팅은 결국 생산성 증대와 비용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3D 프린팅 방식을 활용하면 비슷한 퀄리티의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 채널사인 업계 종사자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채널사인제작을 하면 공정 중 어려운 부분인 트림 밴딩, 태커, 용접 작업이 필요 없어서 숙련공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이를 통해 인건비 등 부가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게다가 숙련공이 3D 프린팅을 통해 만든 결과물을 공들여 후가공을 해서 기존 고급형 에폭시 채널사인과 동일한 퀄리티로 만든다고 해도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방식이라 생각한다”라며 “물론 아직은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지만 지난 사인엑스포를 시작으로 관심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분위기라 조만간 3D 프린팅은 채널사인 업계의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채널사인 구조와 형태의 다양화
▲ 유화나 목재 특유의 텍스처도 3D 프린팅을 통해서 연출할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채널사인을 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3D 프린팅을 통해서 채널사인을 제작하면 작업이 간편해져서 기술 의존도가 낮아진다. 앞서 언급했듯 이런 장점을 이용해 비용 절감과 생산성 증대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채널사인 업계 종사자들은 3D 프린팅의 진짜 매력은 형태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방식으로 만들 수 없었던 형태를 제작 할 수 있다는 점이 3D 프린팅의 매력이다. 채널밴딩기를 통해서 제작한 소형채널사인은 사이즈와 구조의 한계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조립으로 형태를 만드는 기존 방식이 갖는 필연적인 핸디캡이다. 반면 3D 프린팅은 형태를 출력으로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람 손으로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와 사이즈의 채널사인을 만들 수 있다.
오성시스템 지창욱 실장은 “3D 프린팅의 매력은 속도와 생산의 편리성도 있지만 결국 다양한 형태라고 생각한다”라며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가 손으로 채널사인을 만든다고 해도 사이즈와 형태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지 실장은 “3D 프린팅은 그야말로 출력을 통해서 조형을 만드는 방식이라 사람 손으로 만들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채널사인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3D 프린터는 채널사인 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3D 프린팅이 채널사인 시장에서 기존방식을 일부 흡수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란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3D 프린팅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을 생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엘씨기획 박희용 대표는 “3D 프린팅의 생산 속도와 편의성이 좋지만, 형태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라며 “3D 프린팅으로 다양한 형태의 채널사인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박 대표는 “제작할 수 있는 채널사인의 사이즈와 형태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기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영어 필기체나 아랍어 같은, 소형으로는 제작할 수 없었던 채널사인을 3D 프린팅은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 3D 프린팅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조형의 채널사인을 출력을 통해서 간편하고 깔끔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료협조:엘씨기획)
3D 프린팅 방식의 또 다른 장점은 여러 문자를 한 프레임으로 구성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형태로 채널사인을 제작하면 각 문자별로 배선 작업을 따로 해두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사인블루 곽동훈 대표는 “3D 프린팅의 장점은 여러 문자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 수 있는 점이다”라며 “예를 들어 ‘사인블루3D’라는 문구를 채널사인으로 제작한다고 하면 문자는 각각 독립적이지만 프레임은 하나로 이어진 구조이기 때문에 배선 작업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곽 대표는 “알파벳 필기체로 이어진 구조나 소형(2cm)채널사인을 제작할 때 배선 작업은 꽤 까다롭고, 깔끔하게 하기 어렵다”라며 “하지만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프레임을 일체형으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배선 작업이나 LED 모듈 배열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B2B와 B2C 넓어지는 시장의 영역 채널사인 시장은 그간 소품종 대량생산 시스템의 B2B 사업영역이 주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 CI 교체, 프랜차이즈 브랜드 리뉴얼에 따른 간판교체 등. 이런 B2B 사업영역은 특정 문자와 브랜드를 대량으로 생산해야 해서 다양성보다는 품질과 생산 속도가 중요한 이슈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간판개선사업 역시 텍스트를 중심으로 하는 채널사인 일변도로 진행되면서 사실상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 채널사인의 주된 생로였다. 그러나 3D 프린팅은 기존 채널사인시장에 더해 B2C 방식의 다품종 소량생산의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 3D 프린팅의 장점은 여러 문자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 수 있는 점이다. 문자는 각각 독립적이지만 프레임은 하나로 이어진 구조이기 때문에 배선 작업이나 LED 모듈 배열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사인블루 곽동훈 대표는 “3D 프린팅을 통해서 채널사인 시장의 새로운 영역이 형성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그동안 채널사인 시장의 메인을 차지했던 B2B 방식의 사업영역에서 B2C로 확장될 여지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곽 대표는 “물론 기존 사업영역도 여전히 건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추가로 새로운 시장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3D 프린팅이 채널사인 업계에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3D 프린팅은 결국 출력으로 조형을 만들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 접근하기 힘들었던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진 셈이라 할 수 있다. 3D 프린팅 방식은 소형 채널과 특수 조형 간판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영역 개척과 더불어 기존 방식의 채널사인도 일정 부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채널사인 업계에 보급된 3D 프린터로 50cm 규모 사이즈도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엘씨기획 박기범 이사는 “3D 프린팅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여지가 있지만 결국 중심은 기존 채널사인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본질은 3D 프린팅으로 채널사인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박 이사는 “3D 프린팅 기술이 아니라 채널사인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해야 장비를 도입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3D 프린터와 소프트웨어 운용인력 등 전체적인 프린팅 솔루션을 갖춰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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