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캐릭터를 갓 생성한 플레이어가 맞닥뜨리게 되는 첫 번째 관문은 장비 갖추기다. 장비 하나 없이 전장에 뛰어들었다간 주먹을 휘둘러 보기도 전에 비석부터 세우게 될 테니까. 그 게임에 통달한 이른바 ‘고인물’ 플레이어도 예외는 아니다. 캐릭터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 특성과 수준에 맞는 장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각 라운드에서 수월하게 승리할 수 있고, 승리의 조건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으면 다음 단계에 도전하는 일이 두렵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성환기업은 다음 라운드를 완수할 준비를 마친 훌륭한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산 초대형 채널 벤딩기인 ET75를 도입하면서 그간 커버할 수 없었던 크기의 입체채널 제작을 수월하게 한 것은 물론, 비로소 모든 라인에 생산 자동화 장비를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장비 도입으로 성환기업은 사인제작업체로서 그야말로 ‘풀세트’를 모두 갖추게 된 셈이다.
성환기업이 이번에 도입한 채널 벤딩기로 작업할 수 있는 최대 크기는 750mm. 국내에선 드문 스케일의 장비다. 그간 설치할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국내 거리 사정 탓에 소형 채널의 인기가 압도적이었지만, 그렇다고 대형 채널을 찾는 고객이 전무한 것도 아니었다.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입체채널의 특성상 고객이 제품을 제작하고자 하는 이유와 용도도 각자가 천차만별이다. 성환기업은 이제까지 쌓아온 베테랑의 노하우로 대형 채널 주문을 소화해왔지만, 형태 자체로 완성되는 입체채널은 그 시각적 간결성과 달리 손이 많이 가는 품목이다. 모든 주문을 수작업으로 소화하기엔 품과 시간이 적잖이 든다는 뜻이다. 대형 입체채널 제작을 주문하는 고객이 소형 입체채널을 찾는 고객에 비하면 그다지 많지 않지만, 그럼에도 성환기업이 ET75를 구입하고 전 라인 자동화라는 준비운동을 마쳐두고자 한 이유다.
요즘이야 사회 전체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한 시기라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팬데믹 사태도 언젠간 결론이 나기 마련이다. 지금 이 사태가 영속하지 않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특화할 수 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성환기업은 전 라인 자동화라는 ‘장비 갖추기’를 통해 다음 판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이미 성공적으로 운용해오던 CNC라우터, 소형 채널 벤딩기부터 이번 대형 채널 벤딩기까지. 성환기업은 전방위적 커버가 가능한 ‘만렙(게임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 레벨)’이 된 것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구색을 갖춘 정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소탈한 자세로 운을 띄운 성환기업 조정환 대표는 “라인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력이 높아진 만큼, 더 다양한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며 사인제작자로서의 열정도 내비쳤다. 또한 “그동안 대형 채널을 제작할 때 수작업으로 진행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리던 공정도 단축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는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설명]
1~4. 이미 성공적으로 운용해오던 CNC 라우터, 소형 채널 벤딩기부터 이번 대형 채널 벤딩기까지. 성환기업은 전 라인 자동화를 통해 작업 효율을 높이고 생산할 수 있는 품목을 다양하게 늘렸다.
5. 새로 도입한 초대형 채널 벤딩기 ET75의 작동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들어 본 입체채널. 최대 750mm까지 작업이 가능해 입체감에 특화된 입체채널을 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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