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여러 가지 다짐과 약속을 한다. 흔한 새해 다짐. 물론 대부분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지만... 항상 새해 다짐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건 다이어트다. “올해는 꼭 뺄 거야!”라고 하면서 며칠 후 “진짜 새해는 설날 이후니까... ”라며 치킨을 뜯게 되는 무한반복의 작심삼일 루프. 작심삼일을 간신히 넘겼다고 해도 오랜 시간 지속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특히 다이어트라는 건 운동만큼이나 음식조절이 중요한 일이라 정말 어렵다. 그리고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더더욱 음식조절은 난제다.
푸울파티는 해마다 반복되는 작심삼일의 루프에서 구원해 줄 맛있는 샐러드를 만드는 가게다. 만약에 서울에서 단 하나의 샐러드를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푸울파티다. 푸울파티의 샐러드는 그야말로 풀로 하는 파티니까. 다이어트 원칙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맛을 보장하는 샐러드.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체중조절식의 맹점이 맛이 없다는 점인데, 푸울파티 샐러드는 맛도 있는 샐러드다. 맛있는 음식을 먹지만 다이어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묘한 안도감이 드는 음식.
특히 그릴드 치킨 샐러드는 푸울파티의 샐러드 중 최고봉이 아닐까 싶다.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고 있다는 점에서. 드레싱에 비벼진 채소를 먹다가 “너무 풀만 먹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 닭가슴살을 한입 베어 물고 무 피클을 씹으면 영락없는 치킨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를 먹는데 치킨 맛이 난다니... 그야말로 풀로 하는 파티 그 자체다. 치킨을 먹었지만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푸울파티를 처음 알게 된 건 몇 해 전 성수동의 재미있는 간판을 촬영해 기록할 때였다. 그 당시에는 샐러드 가게라는 것도 모르고 간판이 예뻐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약간의 곡각이 있는 건물 1층에 중간 기둥을 두고 양옆으로 시원하게 배치한 통유리. 통유리 끝자락에 출입문 2개 역시 유리로 구성해 중간 기둥을 빼면 가게 전체가 열려있는 듯한 개방감을 주는 인상적인 익스테리어.
흰색으로 칠한 외벽에 철재 프레임으로 채널사인을 만들고 내부에 네온사인을 매입한 형태가 인상적이다. 네온사인은 외벽에 직접 노출해 연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채널사인 내부 광원처럼 활용한 점이 특이해서 눈길을 끈다. 마치 채널사인을 노출형으로 만든 것처럼. 채널사인과 네온사인 모두 핑크색으로 통일했다. 그야말로 핑크핑크하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면에 배치한 채널사인의 ‘Pu’와 ‘ul’사이에 세미콜론을 찍어서 마치 ‘푸우울’처럼 읽히게 구성한 것도 재미있다. 그리고 채널사인 외에도 가게 앞에 마련한 민트색 의자와 인조잔디 같은 녹색 카펫은 푸울파티 라는 가게 이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핑크와 그린의 조합은 그야말로 가게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입간판과 오토바이는 가게가 열렸음을 알리는 사인이다. 입간판과 오토바이가 보인다는 건 푸울파티가 문을 열었다는 의미다.
간판, 익스테리어, 메뉴 구성 등 여러 측면에서 푸울파티는 흥미로운 가게다. 맛있는 다이어트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해 다이어트를 다짐하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걸 반복했다면 2021년에는 푸울파티의 샐러드를 먹어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아마도 다짐의 기간을 꽤 길게 늘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푸울파티의 샐러드를 먹어야겠다. 당연히 그릴드 치킨 샐러드로. “다이어트 그만할까”라는 간사한 마음을 맛으로 찍어 누르기 위해서. 2021년에도 이어질 맛있는 새해 다짐, 푸울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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