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학 본지 편집부장

휴대전화는 무선으로 전화만 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길이 열렸다. 실사연출도 사인만을 출력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다른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실사연출은 옥외광고를 비롯한 사인영역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표현기술이다. 이 기술은 현재 활용영역의 다변화를 꾀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불경기로 기존 수요에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요즈음 다변화를 통해 추가적인 수요가 존재하는 시장을 물색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실사연출보다 개념이 넓은
디지털프린팅이라는 용어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디지털프린팅 산업은 전통적인 사인영역을 기본으로 하면서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사업영역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오는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디지털프린팅 전시회, DPGshow 2005는 이 다양한 영역 중에서 디지털 날염, 디지털 포토, 그래픽 소품을 선정해서 사업성을 살펴보려고 한다.

여기서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사연출과 공통점이 있는 휴대전화가 사업성을 찾아 시장을 확장해간 과정을 알아보자. 필자가 휴대전화 서비스를 처음 접한 것은 ‘시티폰’이라는 단말기가 나왔을 때다. ‘삐삐’로 호출이 오면 공중전화를 바쁘게 찾아가던 불편함을 덜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중계기와 멀리 있거나 실내로 들어오면 통화가 잘 안 돼서 차츰 효용성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PCS폰을 만나 진정한 이동전화 서비스를 만끽했다. 그 이후 휴대전화가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데 쓴다는 고정 관념을 벗어던진 것은 2001년에 컬러폰이 등장했을 때다.

음성에서 문자, 동영상까지 디지털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송수신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나타난 것이다. 휴대전화가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하자 MP3,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온라인 게임 등 기존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 시장에 맹렬히 진출했다.

전자 상거래 시장, 신용카드 시장의 진입장벽을 허물더니 모바일 뱅킹 Mobile Banking 시대를 열어 은행창구나 현금인출기 앞을 한산하게 만들었고 폰뱅킹 시장을 잠식해 들어갔다. 최근에는 GPS 인공위성 위치추적 시스템 시장에도 손을 뻗쳐 차량 장착용 GPS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미래학자들은 휴대전화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대전화는 차량에만 머물지 않고 집안까지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고 홈 네트워킹 시장을 끌어안았다. 집 밖에서 휴대전화 버튼을 누르면 에어컨, 세탁기를 가동할 수 있고 가스렌지 불을 끌 수 있다. 멀티미디어로서 휴대전화가 진출하려는 또 다른 시장이 방송이다. 강력한 영향력이 있는 TV 매체를 각자 손에 휴대하고 다닐 때는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되리라고 본다. 이 단계에 이르면 휴대전화기는 제2의 장기 臟器로 불리며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휴대전화가 이처럼 시장영역을 넓힐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장들이 정보를 디지털화할 수 있고 그것을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유사점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날염, 디지털 포토, 그래픽 소품 등 실사연출이 넘나들 수 있는 시장들도 최종 출력물이 나오는 과정은 다 똑같다. 그래서 휴대전화 사례처럼 추가적인 사업영역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실사연출을 디지털프린팅 개념으로 전환하면 디지털 인쇄, 디지털 파인아트 등 더 많은 디지털 출력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휴대전화는 무선으로 전화만 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길이 열렸다. 실사연출도 사인만을 출력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 다른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짌짂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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