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와 산책의 계절이다. 책과 산책이라는 단어는 가을을 풍요롭고 즐겁게 만드는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기상 가을의 시작은 9월이지만 기록적인 폭염을 만들어낸 8월의 미열이 남아있는 시기보다 10월이 산책을 즐기기엔 제격이다. 책방 산책은 그야말로 짙어지는 가을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방을 찾아 길을 걷고 인상적인 간판을 구경하는 재미.

▲ 연희책방길의 유어마인드는 독립서점으로 꽤 유명하다. 다양한 종류의 독립출판물은 물론 대형서점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소규모 출판물까지 만나볼 수 있다. 2009년부터 시작했다고 하니 손님들이 원하는 책의 입고 소식을 듣고 찾아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독립출판물을 펴내는 출판사기도 하다. 대형주택으로 보이는 건물 옆에는 명패처럼 간판이 달렸다. 입점해있는 가게들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화살표로 표시된 안내사인을 마주한다. 계단에 오르며 2층에 위치한 서점을 찾는 재미가 있다. 하얀 블라인드와 윈도 그래픽이 잘 왔다고 인사를 한다. 깔끔하게 정리된 외관이 서점의 얼굴이다. 서점 안에는 고양이가 주인행세를 한다. 이 공간이 당연하다는 듯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에서 안락함이 느껴진다.

▲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심야 책방의 날’이다. 2018 책의 해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심야 책방의 날에는 책방들이 자정을 넘어서까지 문을 연다. 심야 책방의 날이 되면 책방서로의 네온사인이 더욱 빛을 발한다. 낮에는 책갈피 모양의 돌출간판으로 골목에서 얼굴을 내밀고, 해가 지면 ‘서로가 서로에게’라는 네온 문구가 책방으로 인도한다. 건물에는 서로라는 이름을 간결한 입체문자 사인으로 달았다.

▲ 이태원 해방촌 오르막길은 한참 걸어 올라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쯤 찾을 수 있는 책방 별책부록. 윈도그래픽과 측면 돌출간판뿐이지만 꽤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시원시원하게 구성한 쇼왼도를 통해 보이는 다양한 책을 통해 공간을 성격을 구체화한다. 동네에 하나쯤 있으면 좋은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책방이다. 집에 오고 가는 길에 들러 책을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말이다.

▲ 책방산책2 성수책방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안전가옥. 성수동의 오래된 매력과 문학을 결합할 수 있는 곳. 안전가옥은 책방이라기보다는 도서관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문패 역할을 하는 안전가옥의 간판은 부식 철판의 멋을 살렸다. 입구라고 하기엔 비밀스럽다. 갈대와 풀을 지나치면 진짜 안전가옥의 유리문을 찾을 수 있다. 안전가옥은 라이브러리와 스튜디오 두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우선 1층은 카페, 2층과 3층은 스튜디오로 멤버십으로 운영하는 작가의 창작 공간이다. 그리고 맞은편에 넓은 도서관으로 보이는 곳이 라이브러리다. 카페 이용고객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세미나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독특한 공간을 활용한 운영이 돋보인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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