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하는 것은 어린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는 동화인 해와 바람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따뜻함이다. 일전에 주민들이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곳에 감시카메라와 화단을 각각 설치하고 변화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결과는 화단의 완승.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지역은 슬슬 눈치를 보며 쓰레기 불법투기가 계속됐고 화단을 설치한 쪽은 쓰레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결국 감시와 통제의 눈초리보다 따뜻한 문화적인 아이콘을 통해서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킨 것이다. 최근 성동구청에서 진행한 동 디자인 문화거리 조성사업 이하 동 디자인 문화거리 이 이러한 햇볕론을 기저에 깔고 있다. 주민들 마음을 스스로 움직이게 한 성동구 동 디자인 문화거리를 다녀왔다. 글쪾사진_ 편집부, 자료제공쪾성동구청 도시디자인과
성동구청 동 디자인 문화거리 조성사업의 핵심 포인트
1. 동 단위로 진행해 이면도로까지 사업진행 2. 간판정비, 공공디자인 통합적 시각으로 접근 3. 경유제를 통한 지속가능한 간판정비모델 구축 4. 자투리 공간을 공원화해 주민들 만족도 향상
13개 동을 대상으로 동네에 따듯한 바람을
동 디자인 문화거리 사업은 기존 지자체에서 진행한 사업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했다. 메인도로 뿐만 아니라 동 단위 이면도로도 대상에 포함한 것이 기존 사업과는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특히 간판정비 뿐만 아니라 동네 구석구석에 남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작은 공원도 조성했다. 이는 단순히 지역정비사업 개념이 아니라 우리 동네 꾸미기 사업으로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성동구청 내에 17개 동 증에 13동 표1 을 사업구역으로 정했는데 각 동 주민센터와의 업무공조를 통해서 진행했다. 이러한 동 단위사업이 의미를 갖는 것은 기존 지자체 정비사업에서 놓쳤던 부분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은 대로변의 상가 구간을 대상으로 해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 속에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동 디자인 문화거리는 대로변과 이면도로인 골목골목을 대상으로 해 기존 사업보다 주민밀착형 사례라 할 수 있다. 성동구청 도시디자인과 손수곤 과장은 “이번 동 디자인 문화거리 사업의 특징은 간판과 공공디자인이 결합된 사업이고 동 단위로 진행한 것이다. 즉 거리를 아름답게 하고 주민들에게 공간을 돌려준다는 것이다. 거창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동네 골목골목 마다 조그마한 쉼터나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손수곤 과장은 “커다란 공원 하나보다 자그마한 공원 10개가 동네 별로 분포돼있는 것이 주민들에겐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사를 하다가 옆집 사람과 잠시 이야기도 나누고 담배 한 개비 피울 수 있는 공간 말이다. 그리고 골목에 이러한 공간을 마련해 두니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례도 주는 등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가 있다. 결국 이러한 동네 꾸미기 사업이 일종의 햇볕론처럼 작용해 주민들 의식도 바꾸고 있는 셈이다”라고 했다.
경유제 통해 지속가능한 간판정비사업 제시
최근 몇 해간 진행한 간판정비에서 사업후에도 지속적으로 분위기가 이어지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일종의 성과를 우선으로 해서 사업완공을 목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상당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 진행 후 슬금슬금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불법간판에 다시 설치 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동 디자인 문화거리 사업은 성동구 자체적인 조례인 경유제를 적용했다. 경유제는 간판허가를 내지 않으면 점포 사업허가도 나지 않는 것으로 성동구청에서 지난해부터 적용한 자치조례다. 쉽게 말해 사업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간판도 동시에 허가를 받아야 점포를 오픈할 수 있는 것이다. 성동구청 도시디자인과 광고물관리팀 고선근 팀장은 “지속가능한 간판정비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유제가 정말 중요하다. 기존 방식은 사업과 간판을 따로 허가해서 일단 오픈하고 간판은 나중에 생각하자라는 식이었고 그것이 불법을 양산하는 이유였다. 그래서 성동구청에서는 경유제라는 자치조례를 만들어 동시에 허가를 진행했고 그것은 지속가능한 간판정비모델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고선근 팀장은 “물론 시행 초기에는 점포주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한 것이 됐고 점포의 사업허가를 받기위해서 자연스레 거쳐야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점차 넓어지면 불법간판은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경유제는 이번 동 디자인 문화거리 사업은 물론이고 차후에 진행할 사업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라고 했다. SM
표1&n;Bsp; 동 디자인 문화거리 대상지 번호행정동대상지 위치구간(m) 시 점종 점 1왕십리제2동(안정길)하왕십리동966-11하왕십리동974-12350 2왕십리·도선동(전풍길)도선동22-1도선동402540 3마장동(동명초등길)마장동478-39마장동470-5200 4행당제1동(성동문화원길)행당동133-14행당동318-26266 5행당제2동(도장골길)행당동319-9행당동322-190370 6응 봉 동(해든길)응봉동228-38응봉동228-20180 7금호1가동(대현산2길)금호동1가168-131금호동1가165-13230 8금호2·3가동(조망길)금호동2가448금호동2가522140 9옥수동(옥정초등길)옥수동314-2옥수동362-1265 10성수1가제2동(수련1길)성수동1가8-5성수동1가656-1083165 11성수2가제3동(감나무길)성수동2가299-1성수동2가300-79480 12송 정 동(동2로)송정동73-513송정동79-2290 13용 답 동(용답길)용답동62-2용답동51-9400
※ 본 연재기사는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월간 《사인문화》가 공동으로 기획해 진행 중입니다.
<캡션>
1~2 성동구청앞 고산자로 사업구간, 채널사인으로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입체문자 스카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했다. 3~4 채널사인과 입체문자사인에 간접조명을 비추는 방식 등 획일성을 탈피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대형으로 파사드를 대서 그것을 프레임삼아 채널사인을 설치한 사례가 이색적이다. 5 동 단위로 사업을 진행해 대로변뿐만 아니라 이면도로까지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6~7 성수동 2가 쌈지공원 조성 전후 모습. 벤치와 쓰레기통이 얽혀 지저분한 부분이 깨끗하게 정리됐고 인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8~9 왕십리 도선동 전풍길 구간 전후 모습. 간판정비와 공공디자인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지저분했던 도로와 보도블럭도 정비했다.
장바구니
주문내역
업체 검색
업체 등록
사업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