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디자인 실버피쉬 제작 애드포 소재 채널, 유리, 시트, 아크릴 등
어떤 자리에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으쓱할 때가 있다. 잘생긴 남자들이 가득한 분위기 있는 bar, 혹은 품위 있는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는 고급 레스토랑 등등. 나도 그들처럼 멋진 사람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는 짧은 시간이 그리 달콤할 수가 없다. 크라제버거에 앉아 있을 때도 비슷하다. ‘왕버거’나 ‘막도날드’같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점심을 때울 때와는 사뭇 다른, 피톤치드가 가득한 측백나무 숲에 앉아서 순간을 즐기는 웰빙족이 된 듯한 느낌. 그 한층 업그레이드 된 사인 디자인의 속내를 파헤쳐보자. 글쪾사진_ 김수영
●디자인 포인트
쇠고기 목등심과 신선한 야채, 직접 만든 피클과 갖은 소스, 그리고 잡곡으로 만든 빵. 영양적으로나 맛으로나 부족함 없이 상당히 근사해 보인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고급 메뉴냐고? 아니다. 이것은 바로 햄버거다. 그저 성인병과 비만을 유발하는 정크푸드로 치부되던 햄버거를 크라제버거에서 제대로 만들었다. 주문을 받은 뒤 냉장해 놓은 패티를 굽기 시작해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십분 이상. 이정도면 패스트푸드 fast food가 아니라 웰빙시대에 딱 맞는 슬로우푸드slow food다. ‘Healthy burger Kraze’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사인 디자인도 건강하다. 본사 브랜드 마케팅팀 이영웅씨의 말에 따르면 3개의 전문 디자인 회사와 함께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본 폰트와 로고, 색상 정도만을 통일하고 나머지 디자인은 업체에 전적으로 맡긴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존중함은 물론, 약 50여개가 넘는 매장들의 지리적 특성과 의미 등을 충분히 살리기 위함이라고. 최소한의 통일성 안에서 각각의 개성을 훌륭히 살려낸다는 점에서 그저 천편일률적인 체인점들의 식상한 시스템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에 오픈한 성수점의 경우 70, 80년대의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을 재현한 레트로 retro 복고 컨셉트로 진행됐다. 일단 타 지점과 달리 주택가 상권에 위치해있어 가족적이고 안정된 느낌을 부여, 목재와 알루미늄을 적절히 섞어 내부를 구성했으며 팝아트를 프린트한 대형 실사물로 재미를 더했다. 디자인을 맡은 실버피쉬의 홍경태 대표는 “주변상권과의 조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 대부분 작은 상가들이라 넓은 매장 자체가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게 시원스럽게 디자인했다. 입점해있는 건물의 색이 회색이라 그에 맞추어 메인 사인의 바탕도 은회색으로 선택했고 유리로 덮어 마감했다. 현재 매장이 위치해 있는 지역은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가이드라인에 어긋남이 없도록 45cm이하의 채널사인을 시공했고 그로 인해 비어버린 넓은 파사드에는 시트로 각종 문자그래픽을 표현해 밸런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특히 내부의 문자그래픽은 내부의 거울벽면과 오픈키친에도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저렴하고 간단하면서도 전체 분위기 조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한다. 홍 대표는 “사인에 브랜드 이미지를 잘 녹여낼 수 있어야 하며 사인과 기타 디자인이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전체의 한 요소로서 서로 조화될 수 있는 통합 디자인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도시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균형감 있는 시각은 필수다”라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미친 버거라는 뜻의 당찬 이름만큼 바람직한 브랜드 사인디자인의 표본이 되고 있는크라제버거. 또 가까운 시일 안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창원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한번 찾아가보아도 좋을 듯 하다. 늘 기대를 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사인디자인. 곧 독자들의 몫이 되길 기대한다.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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