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산업은 타 산업과의 연계가 어느 분야보다도 활발하다. 실사연출 영역을 보더라도 인쇄산업, 사진산업, 염색산업과 연관을 맺으면서 업계에 다양한 아이템과 틈새시장을 제시하고 있다. 건축산업과 인테리어산업은 오래 전부터 사인산업과 중첩된 분야가 있어 상호 영향을 미쳐오다가 최근 더욱 교집합을 넓혀 가고 있다. 디자인산업을 보면 사인이 공업디자인·환경디자인·시각디자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이 분야 종사자들이 사인디자인 시장에 진입할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이렇듯 다양한 산업들이 사인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 중 우리가 주시해서 봐야 할 분야가 더 있다. 바로 전자산업이다. 전자산업은 사인시장의 미래를 제시할 분야 중 하나로 동영상 광고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찍이 90년대 중후반 건물 벽면에 많이 등장한 전광판을 비롯해서 최근 간판영역에 적용되고 있는 LED에 이르기까지 사인 표현방식의 한 축을 전자산업 기술이 담당하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디스플레이 기술교육센터가 지난 3월말 발간한 평판 디스플레이 기술교육자료에 의하면 또 다른 전자기술이 동영상 광고의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서 소개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Flexible display 는 새로운 형태의 동영상 광고물을 제시해 사인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재료가 유연하여 접거나 말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말한다. 일명 ‘두루마리 디스플레이’라고도 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존 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에서 액정을 싸고 있는 유리기판을 플라스틱 필름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접고 펼 수 있는 유연성이 있고 얇고 가벼우며 충격에도 강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동영상 광고물이 등장할 수 있다. 굴곡진 면이나 불규칙한 표면에 시공하기 편하고 유선형 구조로 광고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곡선 형식은 21세기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여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와 같은 트렌드에 편승할 수 있는 기술로 여겨진다. 게다가 슬림 구조는 앞으로 어느 광고물 디자인이든 요구되는 사양이다. 건물과 일체형 사인, 벽 자체에서 표출되는 동영상 광고 등 슬림화한 형태가 아니면 구현할 수 없는 디자인을 미래의 사인은 요구할 것이다. 얇고 가벼운 특징을 지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이런 요구에 적확히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보여진다. 평판 디스플레이 기술교육 자료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2017년에 가면 전체 디스플레이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술했다. 2년 전부터 국내 기업들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제품들을 발표하고 있고 최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한다. 법적 규제 강화, 수요 감소, 불황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사인산업은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한 돌파구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때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의 기술발달을 주시해보자. 거기서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아이템이 보일 경우가 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에게만 기회를 준다. 전자산업 발달 속에서 보이는 기회를 잡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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