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어둑 해가 지고 있는 저녁의 시내 한복판. 사람들이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다. 하루 종일 목을 옥죄고 있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어헤치고 지친 몸과 마음을 맥주 한 병으로 날려 보내려 삼삼오오 술집을 찾아 들어간다. 스모키의 Living Next Door To Alic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즐겁게 떠드는 목소리와 맥주병 부딪히는 소리가 한데 얽혀 높은 천정을 부드럽게 울리고…. 이쯤하면 다들 목재 일색의 웨스턴 바를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70’S RADIO는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로운 느낌의 맥주 전문점으로 뉴욕을 느끼러 함께 가보자.
글ㆍ사진_ 김수영
위치 서울시 중구 을지로 2가 크기 가로 5,350mm, 세로 7,520mm 소재 고벽돌, 적삼목, H빔, 구로철판, 채널, LED 등 디자인 카민 시공 서진광고
●디자인 포인트 70’S RADIO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이 바는 빈티지스타일의 문화휴식공간으로 70년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처럼 익숙함과 흥겨움을 표방하는 세계맥주 전문점이다. 로고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한 70’S RADIO의 유상현 실장은 3,40대의 직장인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 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복합적인 느낌을 원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컨셉트는 바로 뉴욕의 지하철. 백 년이 훨씬 넘는 긴 역사를 지나오며 다양한 문화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동감을 엿볼 수 있는 뉴욕 지하철 역사의 분위기는 매장의 아이덴티티와 잘 맞아떨어져 있었다. 70’S RADIO 매장은 한마디로 사인 전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인들이 많이 사용됐는데 네온, 조각, 채널, 실사 등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빈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서로 조화롭게 매장을 빛내고 있었다. 이상현 실장은 “파사드에 이퀄라이저 모양의 LED 장식을 디자인해 라디오의 특성을 표현하였으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향수를 일으킬 수 있게 네온사인도 함께 사용하였다. 또한 외벽은 고벽돌로 마감해 동시에 고풍스런 이미지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매장 내부에는 타이포그래피와 픽토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했는데 “타이포그래피는 의미가 즉각적으로 전달되는 디자인적 특성으로 인해 사인에 많이 사용되는데 다양한 디자인의 글꼴과 배열로 매장명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고객들에게 매장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인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지하철 유도사인의 픽토그램을 재치있게 활용, 마치 실제 지하철에 들어와 있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이야기했다. 약 2주간에 걸친 시공은 서진광고에서 담당하였는데 이에 관해 이정용 실장은 “워낙에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안전사고를 우려해 작업 시 신중을 기했다. 또한 1월 달에 시공을 하게 되어 추위와 싸우는 일도 만만치 않았지만 다양한 사인작업을 할 수 있어 참 즐거웠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 12월 문을 열게 된 종로점은 본점에 손님으로 매장을 찾았다가 그 분위기에 반해 직접 오픈하게 됐다고 하니 이보다 더 온 몸과 마음으로 사람을 끄는 흐뭇한 매장이 더 어디 있으랴. 시원한 맥주와 익숙한 팝송, 그리고 다양한 사인의 커뮤니케이션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70’S RADIO에 한 번 들려보는 것이 어떨까.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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