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수능이 끝난 고3 겨울, 친구들과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처음 접한 CGV는 상당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동네 단관극장에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주로 해결했던 나에게 멀티플렉스는 엄청난 매력을 발산하는 신천지였다. 뜬금없이 예전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극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던 강변 CGV에서 최근 극장광고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SK T 브랜드시어터 생각대로 T Tree 프로젝트 이하 생각대로 T Tree 가 그것인데 기존 극장내광고물과 전혀 다른 형식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흔해빠진 광고물에 질렸다면 강변 CGV를 찾아가보자. 억지로 이미지 주입을 강요하지 않고 관람객들 생각대로 이미지를 받아들이도록 구성한 생각대로 T Tree가 반기고 있을테니.
글_노유청ㆍ사진_ 김수영
위치_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 클라이언트_ SK텔레콤 | 매체대행_ SK M&C | 디자인·제작_ TBWA코리아
강변CGV 안에 설치한 생각대로 T Tree. 나무형태 조형물로 나뭇가지가 천장을 타고 여러 공간으로 퍼져 열매인 원형오브제 속에 위치한 T로고와 함께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팝 아트적 발상으로 극장내광고 재해석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 모더니즘적 사고를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사조다. 똑같은 사물을 봐도 다양한 해석으로 갈라질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생각대로 T Tree가 극장광고의 포스트모더니즘이라 할 수 있다. 벽면래핑, LCD 동영상등 기존 극장내 광고물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에게 브랜드를 어필한다. 하지만 기존 광고물처럼 노골적으로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극장에 인테리어 속에 녹아든 설치미술품 같은 느낌으로 은은한 어필을 한다. TBWA코리아 BTL기획팀 황선범 차장은 “이번 생각대로 T Tree는 기획단계 부터 기존 광고물과 전혀 다른 형태로 해보자는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크리이에티브 발상단계에서 팝아트, 만레이, 백남준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준 사례를 통해 컨셉트를 구상하는 작업을 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생각대로 T Tree 디자인 컨셉트는 기존 TV광고에서 보여준 카피인 생각대로 되고를 구체화 시켰다.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광고물을 보고 스스로 느끼고 해석하는 것이다. 즉 기존 광고처럼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필하는 방향으로 광고를 구성했다”라고 했다. 이번프로젝트를 통해 T 브랜드는 영화관을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문화적인 소통공간으로 해석했고 영화관과 브랜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홍보전략을 시도했다. 그리고 영화관이 현재 가장 대중적인 문화코드이고 영화라는 장르자체가 상상력과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대로 T 라는 컨셉트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생각대로 T Tree, 기존 공간 리모델링 개념으로 설치 최근 몇 년간 디자인 분야의 트렌드는 비움이었다. 일정 공간에 과도하게 채우거나 설치하지 않고 기본적인 필수요소만 남기고 비우는 것이었는데 가구의 빌트인 Built-in 화가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옥외광고 역시 몇 년 안에 지하철광고의 대다수를 빌트인으로 설치하고 불필요한 광고를 비운다는 서울메트로의 목표와 함께 비움이 화두로 떠오를 예정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생각대로 T Tree는 룰모델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건조한 바닥에 물을 직접 뿌려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기존 옥외광고시장의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가습기를 통해 습도를 유지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즉 표면적으로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미지는 없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브랜드를 인지하게 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생각대로 T Tree를 구성할 때 내부 공간을 리모델링해 인테리어의 일부처럼 했다. 특히 앞서 언급한 팝아트적인 스타일로 마치 설치미술품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게 설치했다. TBWA코리아 BTL기획팀 황선범 차장은 “생각대로 T Tree는 광고물인 동시에 설치미술품 개념도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을 피했다. 그리고 디자인 컨셉트는 나무를 기본적으로 잡았지만 정형화한 나무형태를 고집하지 않았다. 그것은 극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판단을 맡긴 것인데 보는 이 생각에 의해 의미가 완성되는 작품을 지향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광고를 설치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신규로 조형물을 구성하는 부분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어려웠다. 극장이라는 특성상 다양한 조명기구를 운용하기 위한 배선이 천장에 상당히 복잡하게 되어있었다. 그리고 천장에 화재시 사용하는 스프링클러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피해 설치하는 점이 어려웠다. 천장 도면을 CGV측에 협조해서 설치위치를 여러 번 변경하는 과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라고 했다. SM
캡션 1, 2 영화 티켓 자동 발권기와, 티켓 박스에 래핑해서 T로고를 노출하고 있다. 3 천장에 와이어로 고정한 원형 오브제는 아크릴에 도색해 제작했고 풍성한 느낌을 주기위해 설치하는 위치를 다르게 했다. 4, 5 내부에 LCD패널을 삽입한 원형오브제는 배선을 위해 와이어가 아닌 PVC파이프를 이용해 고정했다. 그리고 LCD패널을 통해 T로고영상을 노출하고 차후 대학생과 디자이너들의 창작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6 지난 11월 21일 생각대로 T Tree 오픈에 맞춰 메시지를 적어 넣을 수 있는 오브제를 설치해 이벤트를 진행했다.
캡션 7, 8 극장내부 출입구 벽면과 천장에 설치한 생각대로 T Tree. 나뭇가지가 뻗어나간 형태로 초기 디자인시안과 다르게 설치했다. 초기 디자인시안에서는 천장에 오브제를 설치하는 것으로 기획했지만 실질적인 설치 단계에서 내부 배선과 스프링클러 때문에 오브제는 제외했다. 9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통로에 스툴 Stool 형태 벤치를 설치했고 중앙에 T로고를 삽입했다. 10 계단에 바둑돌 형태로 쿠션을 설치했고 각 쿠션에 T로고를 삽입해 브랜드를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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