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서면 조각사인이 두 눈 가득히 들어온다. 여전히 플렉스간판이 과반 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조각사인이 늘어나는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조그만 글자, 전면을 가득 메운 사인, 매장에 포인트를 더해주는 P.O.P. 등 조각사인의 종류는 많고 디자인 역시 다양하다. 조각사인이 왜 사랑 받는지 살펴보자. 글_ 서정운 ·사진_김수영, 서정운
위치 :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디자인 : 현대홈쇼핑 제작 : 대양아크릴 소재 : 아크릴 조각기 : WorldCUT 200A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현대홈쇼핑이 창사 7주년을 맞았다. 현대홈쇼핑은 카탈로크, 인터넷쇼핑몰인 Hmall을 통해서도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익숙하고 알려진 매개는 단연 TV일 것이다. 7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는 현대홈쇼핑은 최근, TV 방영 녹화 장소인 본사 스튜디오에 7주년 기념 P.O.P.를 설치해 효과적인 7주년 홍보와 방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아카데미 트로피를 연상시키는 P.O.P.는 아크릴과 LED를 접목한 사례로 비록 크기는 작지만 P.O.P.가 낼 수 있는 이상적인 광고효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높이 약 250mm인 상단 별 형상은 아크릴을 사용했는데 앞뒤 구분이 없는 전면부는 두께 3mm 아크릴을 레이저 조각했고 폭 100mm 측면 아크릴 역시 두께 3mm 아크릴을 레이저 조각한 후 입체적인 별 형상으로 접착했다. 한편, 전면부에는 조명으로 사용한 백색 LED 소자를 끼워 넣기 위해 레이저 조각으로 타공했고 ‘창사 7주년’이라는 글자를 아크릴로 제작·설치했다. 높이 약 150mm인 중단은 전선을 넣을 수 있도록 속이 빈 투명 아크릴 봉을 특수 조각한 후 내부 전선을 가려주는 구실과 컬러풀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표면에 은색 헤어라인 시트를 부착했다. 높이 약 200mm인 하단은 금색 헤어라인 시트를 접착한 아크릴 봉을 특수 조각해 제작했는데 내부 녹색 LED 모듈의 빛을 효과적으로 발광시키기 위해 위 부분을 레이저 조각기를 이용해 타공했다. 그리고 푸르른 잔디를 연상시키는 줄기들은 아크릴 봉을 가늘게 조각한 후 설치했다. 제작을 담당한 대양아크릴 류연호 대표는 “레이저 조각 과정은 크게 어려운 점이 없었지만 상단 별 형상과 중단 아크릴 봉이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조명으로 사용한 LED의 전선을 꼬이지 않게 설계하는 것이 다소 까다로웠다”라고 말한다. 이번 현대홈쇼핑 창사 7주년 P.O.P.는 (주)드림인포시스에서 판매하는 레이저 조각기인 WorldCUT 200A를 사용해 제작했다. 류 대표는 “P.O.P., 집기물 등 크기가 작은 제품을 효과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레이저 장비 도입이 필요했다. 레이저 장비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커팅 기능이다. 여러 장비를 고려한 후 커팅 기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해 지난 2007년 12월에 WorldCUT 200A을 도입하게 됐다”라며 장비 도입 배경을 언급했다. WorldCUT 200A의 특별한 기능 중 하나는 가공 소재의 두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포커스 렌즈를 교환한 후 소재 두께에 맞게 렌즈헤드 높낮이를 별도로 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 상에서 자동으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양아크릴에선 작업시간이 짧고 후가공이 필요 없는 레이저 장비를 도입한 후 아크릴과 P.O.P. 작업량이 늘었다는 후문이 있었다.
BONJI BISTRO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디자인 : BONJI BISTRO 제작 : 한미산업 소재 : 철 조각기 : FINECUT
세계 속 한국의 이미지는 어떨지, 가끔 드는 생각 중 하나다. 최근 광우병, 박지성, 박찬호, FTA 등 연일 이슈로 거듭나고 있는 뉴스를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한국 내 작은 세계, 즉 이태원의 밤을 방문하면 세계 속 한국의 이미지를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임에 틀림없는 이태원의 사인을 바라볼 때 더욱 그러하다. 간혹 전 세계 사람들을 가리켜 일명, 베네통 황인, 백인, 흑인을 늘 함께 모델로 채택해 광고를 진행하는 의류 업체 이라고 하는데 이태원은 베네통의 산실이고, 이들은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사인이 설치된 업소에 언제나 꽉꽉 들어서기 때문이다. BONJI BISTRO 이하 본지 라는 이름을 고즈넉하면서 세련된 철판 위에 조각해 행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태원의 한 레스토랑 역시 연일 밤이면 밤마다 베네통들로 가득하다. 오픈 후 3년 이상 된 이태원의 유명 레스토랑인 본지 박민호 매니저는 “연일 경쾌한 분위기로 가득한 곳이 바로 이태원이다. 그러나 세계 각 국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이니 만큼 매장으로 유혹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훌륭한 음식과 서비스, 쾌적한 인테리어 그리고 발걸음을 유혹할 수 있는 사인이다”라며 사인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의 말에 무릎을 칠만한 이유를 언급하자면 술집이 아닌 레스토랑을 이곳, 이태원에서 운영하는 업체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존재하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멋들어진 사인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늦은 밤이라 하더라도 굳이 술집이 아닌 레스토랑으로 적지 않은 세계인들을 단골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사인문화 과월 호를 살펴보면 철을 소재로 한 조각사인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월 호 사인과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이태원의 사인을 소개하는 이유는 바로 지역성에 근거한다. 가로 약 11m, 세로 약 0.7m 크기인 전면 조각사인은, 최근 국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녹슨 철 소재에 레이저 조각을 이용해 매장 명과 주소 등을 명기했을 뿐이지만, 이태원에 위치한 대부분 레스토랑의 사인은 오래전부터 이런 형태의 사인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훌륭한 돌출사인을 별도로 설치해 매장 가독성을 높이긴 했지만 역시 메인 사인은 철 소재를 이용했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좋은 음식, 다양한 와인, 시원한 칵테일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입맥주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세계 속 아시아의 향을 느낄 수 있는 번지, 그리고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사인이 있는 번지, 이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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