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비즈니스 / 재미있는 간판이야기② 독특한 상호로 매출 30%까지 향상 · 간판은 점포의 얼굴이며 상호는 얼굴의 눈, 코, 입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어떤 상호를 쓰느냐에 따라 점포의 이미지와 인지도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어떤 상호에 어떤 간판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주변 동종점포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10~20%, 많게는 30%까지 차이난다고 한다. 최근 넘쳐나는 간판 홍수 속에서 네이밍에 대한 관심과 이색적인 상호를 사용하는 경향이 짙은데, 그렇다면 과연 독특한 상호가 점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40~50% 매출을 증가시키고 재미를 주는 독특한 상호 (주)우리넷이 운영하는 ‘개팔자 상팔자’는 애견전문점이다. 이렇게 특이한 상호는 인천 갈산 본점 홍진표 대표가 직접 지었다. 상호에 대해 고민하던 중 집에서 키우는 개가 잠을 자는 모습을 보고 떠올린 ‘개팔자가 상팔자구나’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갈산 애견세상’이라는 이전 이름을 버리고 ‘개팔자 상팔자’라는 상호로 바꿨다. 상호를 바꾼 후 매출이 40~50% 증가하고 사업이 성공하자 홍 대표는 애견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선언했고 현재 가맹점 17개가 있다. 가장 최근 오픈한 작전점은 외부간판과, 내부 사인을 비롯한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300만원을 투자했다. 간판의 소재는 갤브스틸 프레임 위에 검은색 고무판 테두리 따내기(일명 스카시)를 이용해 깨끗하면서도 모던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서울 홍대 인근에 위치한 ‘형님! 저여요’는 생고기 전문점이다. 이 곳 상호 역시 점포주인 김계환 대표가 직접 지었다. IMF 여파로 시국이 뒤숭숭하던 1998년 2월 개점한 김 대표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상호를 고민하다, 친근감과 재미를 함께 주는 ‘형님! 저여요’를 생각해 냈다. 간판이 주는 재미와 쫄깃하고 담백한 맛으로 홍익대 주변 젊은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개점 1년 만에 홍익대 대표적인 돼지요리 전문점이 됐다. 2002년에는 바로 옆에 쌍둥이처럼 닮은 ‘언니! 저여요’ 점포가 생겼다. ‘언니! 저여요’ 상호를 지으면서 김 대표가 추구했던 점은 2가지다. ‘형님! 저여요’와 마찬가지로 재미있을 것, 호기심을 유발할 것. 김 대표는 2가지 모두 얻을 수 있었다. ‘형님! 저여요’와 나란히 붙은 ‘언니! 저여요’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을 뿐만 아니라 내기를 위해 점포를 찾는 손님도 만들어냈다. 산돌광수체로 쓰여진 플렉스 간판은 깔끔하고 재미있어 보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든다. 간판 제작 비용으로 약 200만원을 투자했다. 업종과 마케팅이 잘 드러나는 상호 신사동에 위치한 ‘털털한 피부과’는 모발전문 피부과이다. ‘털털한 피부과’란 상호를 짓게 된 배경은 모발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피부과란 특수성과 털박사로 알려진 황성주 원장의 별명과 관련있다. 덧붙이자면 생식으로 유명한 황성주와 구별하기 위해, 원장의 이름을 넣는 일반 피부과 상호와 달리 지었다고 한다. 상호는 흰색 바탕에 약간 수정을 가미한 검은색 윤서체로 쓴 플렉스 사인이다. 흰색과 검은색 대비는 식별에 용이하며 머리카락 이미지를 잘 나타낸다. 자세히 살펴보면 ‘털털’의 모음 ‘ㅓ’가 털의 모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털털한 피부과’ 간판은 업종을 잘 알리고 있으며 시각적 재미도 주고 있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총각네 야채가게’의 처음 상호는 지금과 달랐다. 1998년 처음 문을 연 대치본점의 상호는 ‘자연의 모든 것’이었다. 그러나 총각들이 직접 농수축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신기했던 손님들은 대치본점을 ‘자연의 모든 것’이 아닌 ‘총각네 야채가게’로 더 많이 불렀다. 입소문은 인지도를 상승시켰고 ‘자연의 모든 것’은 18평 점포에서 대한민국 야채가게 중 평당 최고 매출액을 올리는 신화를 창조했다. 2003년 ‘총각네 야채가게’란 책이 출판되고 2004년 ‘총각네 야채가게’ 상표권을 취득한 후 모든 가맹점은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만든 시안대로 ‘총각네 야채가게’ 간판을 설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치본점의 ‘자연의 모든 것’ 간판은 그대로이다. ‘자연의 모든 것’이란 상호 이미지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치점을 제외한 가맹점 간판은 모두 ‘총각네 야채가게’다. 가맹점 간판에 사용한 컬러는 녹색과 연두색, 붉은색, 황토색으로 자연의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기억 잘 나는 상호와 간판 컬러, 서체가 간판의 경쟁력이다. 좋은 상호는 처음 들었을 때 기억에 깊이 새겨져야 한다. 특이하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바를레오’(반영구 화장 시술점), ‘박정희 대통령 매도말자’(화장품 도? 소매점), ‘셀빔’(웰빙 레스토랑), ‘순대렐라’(분식집), ‘만두벌판’(만두음식점), ‘조개킹’(버거킹을 패러디한 조개구이 전문점) ‘머르장머리’(미용실), ‘웃으면 돼지’(돼지 소금구이점)가 이에 해당한다. 특이한 상호는 처음 보는 생소한 단어일 수도 있고, 저속한 표현이라 흥미를 자극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세태를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거나 유행어가 될 수도 있다. 상호는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에 비록 저속하다 할지라도 경영학적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상호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네티즌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좋다. 상호를 지어주는 까페에 가입하면 쉽게 네티즌의 손을 빌릴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사인 제작업체가 상호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상호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간판을 설치하느냐가 뒷받침되어야 효과는 배가된다. 점포의 업종과 이미지를 고려해 컬러를 택해야 하며 서체 역시 중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털털한 피부과’는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를 사용했는데, 만약 청색 바탕에 녹색 글씨를 사용했다면 이미지는 한층 경감했을 것이다. 모발이식센터라는 이미지에 흰색과 검은색 컬러는 잘 어울릴 뿐 아니라 보색 관계이기 때문에 식별에도 용이하다. 그리고 글씨체와 글씨 크기 역시 중요하다. 간판의 크기에 맞는 적절한 글씨 크기와 글씨체를 사용해야 보기 편하고 눈에 잘 들어온다. 상호를 잘 지었는데 식별이 용이하지 않다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다. 플렉스 간판이 저렴하고 보편적이기 때문에 상호가 독특한 점포 상당수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화하는 고객들의 취향과 정보 확산으로 인해 판류형 간판보다는 입체형 간판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BOX 재미있는 네이밍 기법 사인 제작업체는 오래 전부터 단순히 고객이 의뢰하는 사인을 제작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상호’를 짓는 작명소 구실까지 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한 사인업체 이름이 ‘점빵 이름짓는 곳’일 정도다. 따라서 독특한 상호를 짓는 능력을 키운다면 의외로 고객들에게 제안할 수 있는 폭이 커지고 영업력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상호 네이밍 기법을 숙지해 보자. - 유머기법 타깃 이미지를 유머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주목성과 차별성을 이끄는 기법 예) 삼겹살 체인점 브랜드 ‘돼지가 고추장에 빠진 날’, ‘웃으면 돼지’, ‘쏙닭쏙닭’(닭요리 전문점), ‘닭큐멘터리’(닭요리 전문점) - 반전기법 반어적인 표현이나 제품과 상관없는 의미를 도입해 화제성, 차별성을 이끄는 기법 예) 혜화동 삼겹살 전문점 ‘지구인 클럽’, ‘mbc, sbs, kbs에 방영될 집’(음식점) - 연음기법 소리나는 대로 표기를 그대로 사용해 발음 용이성, 상표등록 이점을 보이는 기법 예) ‘아나파 약국’, ‘마니 머거도 돼지’, ‘부정부페’(부페 음식점), ‘독(dog)님 만세’(애견 전문점), -유행어 기법 타깃층에 현재 유행하는 단어나 문장을 이용해 표현하는 기법 예) ‘뷁’(롤 음식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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