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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꼬까옷 입은 목재 사인
샌딩 가공 후 정교한 페인팅으로 완성
나무를 주 재료로 한 외부 사인은 주로 나무 느낌을 그대로 살린 갈색 계열 색을 칠하거나 짙은 색 페인트로 채색한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오픈한 숲체원의 사인 시스템은 기존의 칙칙한 색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화사한 파스텔톤 컬러를 도입했다. 실제 숲체원 사인을 제작한 ‘돋을새김’은 공방 느낌이 물씬 나는 목재간판 전문 제작업체이다. 간판뿐 아니라 직접 제작한 목재가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 벽걸이형 작품까지 널찍한 앞마당과 전시장 빼곡히 들어차있다. 폐교를 수리해 사용하고 있는 멋들어진 작업장 겸 전시장 옆으로는 제법 넓은 시내가 흐른다. 매운탕을 끓일 메기를 잡겠다며 손수 그물을 손질하던 박덕인 대표의 표정이 더없이 해맑다. 봄에는 벚이, 가을에는 단풍이 계절마다 멋을 내는 그곳에서 뚝딱이는 망치소리를 벗 삼아 차 한 잔 들어도 좋을듯하다. 맘씨 좋고 솜씨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돋을새김에서 파랑, 노랑, 보라, 살구 빛깔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간판제작모습을 자세히 취재했다.
글_ 성혜나,사진_ 김수영 , 촬영협조＿돋을새김 www.dwoodsign.com
페인팅 이후 3일 이상 충분히 건조해야
나무 사인 제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좋은 나무도 아니요, 뛰어난 장인의 솜씨도 아니요, 아름다운 디자인도 아니다. 시간이다! 뿌리로부터 잘려져 생명을 잃었다 해도 나무는 죽지 않는다. 끊임없이 숨쉬면서 숙성해가는 것이다. 숙성기간은 길면 길수록 좋은데 최소 2년 이상은 숙성을 시켜야 조각하기가 쉬울뿐더러 완성 후에도 이상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한다.
숙성뿐 아니라 모든 채색 과정에서는 하루 이상 건조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목재의 바탕을 채색한 후에는 3일 이상 충분히 건조를 시켜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드라이어를 이용해 건조를 시킬 경우에는 마른 후에도 칠이 쉽게 벗겨질 수 있다.
왜냐하면 페인트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페인트의 성분이 목재에 자연스레 스며들어야 색이 단단하게 고정되는데 드라이어를 이용해 급속 건조를 할 때에는 이 시간이 생략되어 페인트가 표면에서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채색 단계 마다 충분한 건조과정이 삽입되어야 하기에 나무 사인제작을 시간과의 싸움이라 칭하는 것이다.
유기질인 나무의 특성에 주의하라
언뜻 보기엔 딱딱한 나무토막이지만 나무는 유기물질이다. 끊임없이 성질이 변한다. 가공하는 순간부터 완성된 순간, 그리고 그 이후까지 계속해서 수축, 팽창하면서 스스로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 무기물을 이용한 제작방식과 같은 방법으로는 목재사인 제작 공정을 완벽히 제어할 수 없다. 뒤틀림, 색 변화, 갈라짐 등의 증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작 공정이 여타 사인 제작에 비해 까다롭다. 설치 위치와, 온도, 기간 등을 미리 계산에 넣고 그에 따른 목재의 변화를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만 충분하게 만족시켜 준다면 목재는 다른 어느 무기재료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멋진 결과물을 안겨줄 것이다. 특히 목재사인 제작은 거의 대부분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타 사인의 표현 방식에 비해 매우 독창적이다. 게다가 제작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표면에 생긴 상처나 옹이 문양까지도 자연스럽고 풍미 가득한 느낌으로 바꿀 수 있어 한층 더 매력적이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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