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핫플레이스, 왠지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절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단어의 조합이지만 서순라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종묘를 순찰하는 순라청 서쪽에 위치해서 서순라길로 정해진 도로명 주소는 고즈넉한 핫플레이스의 상징이 됐다. 종묘외대문 옆으로 난 돌담을 타고 이어지는 서순라길을 걸으면 왜 고즈넉한 핫플레이스라 표현했는지 알게 된다. 웨이팅으로 사람이 바글바글한 가게 앞에서 딱 한 발만 옆으로 이동하면 종묘의 고즈넉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서순라길의 흥미로운 공간과 간판을 모아봤다.

▲ ‘살롱순라’는 마치 서순라길에 한옥을 이용하려면 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듯한 가게다. 한옥 특유의 지붕과 흰색어닝이 묘하게 잘 어울려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 ‘로이정원’은 마치 개화기 모던보이가 커피를 내려줄 것 같은 느낌의 카페다. 2층 구조의 한옥이 주는 간결한 느낌은 서순라길의 공간과도 너무 잘 어울려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면과 측면에 간판을 배치했지만, 익스테리어만으로도 모든 걸 설명하는 공간.

▲ ‘라멘보루도’는 골목 안쪽에 있는 곳이지만 특유의 간판이 시선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마치 파도를 형상화한 듯한 필체로 구성한 철제간판은 그야말로 시선 강탈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 ‘지미 스모크하우스’는 익스테리어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간결한 분위기의 가게가 반복되는 서순라길을 걷다가 이런 원색의 공간을 보면 눈길이 간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측면에 돌출간판으로 돼지 모형을 배치해 공간의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하고 있다.

<SignMun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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