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가고 싶은 공간이 있다. 흔히 비가 오는 날의 운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감정을 만들어 내는 요소는 아마도 안락함이 아닐까 싶다. 옷을 흠뻑 적실 기세로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있다는 그 안락함. 특히 비 오는 날 카페에 들어가 젖었던 옷이 적당히 마를 때까지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면 그 순간이 그렇게 안락할 수가 없다. 비 오는 날의 운치와 감성은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같이 비가 자주 내리는 계절엔 SNS나 여러 미디어를 통해 비를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큐레이션 해서 알려주기도 한다. ‘카페 우딬’은 그야말로 비 오는 날 가야 하는 멋진 공간이었다.
▲ 적벽돌로 마무리한 익스테리어 그리고 잔디가 깔린 근사한 마당, 고풍스러운 출입문과 어닝 까지 뭐 하나 아쉬운 게 없이 전체적인 조화가 너무 놓은 카페 우딬. 그리고 고풍스러운 목재로 문을 만들어 둔 출입구 사단에 아치형 어닝과 카페 이름인 woodic을 반복적으로 적어둔 것도 인상적이다.
울산 출장길에 이미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카페였는데, 때마침 비가 내려서 훨씬 더 운치 있게 카페 우딬을 즐길 수 있었다. 태화강 국가 정원을 충분히 둘러보고 다음 일정으로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져서 바로 카페 우딬으로 향했다. 대략적인 경로를 미리 찾아보고 온 거라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어야 했다. 주택가가 계속 이어진 골목을 10분 넘게 우산을 받치고 걷다 보니 “이 길 끝에 카페가 있긴 한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쯤 눈에 들어오는 카페 우딬. 솔직히 카페 우딬보다 뒤편의 아파트 단지가 거대하게 눈에 들어와서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을 때 베이지색 입간판이 눈에 띄었다. 베이지색 입간판에 명확하게 영문으로 쓰여 있던 카페 이름, woodic. 만약에 입간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비 오는 날 우산까지 받치고 있으면 시야가 평소보다 좁아지니... 생각해보면 입간판의 가독성은 정말 뛰어난 거라고 할 수 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받친 좁은 시야로도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입간판으로 위치를 인지하자 2층 적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풍스러운 목재로 문을 만들어 둔 출입구 사단에 아치형 어닝과 카페 이름인 woodic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맑았으면 아마도 적벽돌과 전제적인 익스테리어를 먼저 발견하고 카페라는 걸 인지했을 텐데, 비가 오는 날이라 입간판으로 먼저 확인했다. 간판과 사인이 무의미해진 시대 같아도 이럴 때 확실히 존재감을 느낀다.
▲ 베이지색 입간판에 명확하게 영문으로 쓰여 있던 카페 이름, woodic. 만약에 입간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비 오는 날 우산까지 받치고 있으면 시야가 평소보다 좁아지니... 생각해보면 입간판의 가독성은 정말 뛰어난 거라고 할 수 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받친 좁은 시야로도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입간판부터 적벽돌로 마무리한 익스테리어 그리고 잔디가 깔린 근사한 마당, 고풍스러운 출입문과 어닝 까지 뭐 하나 아쉬운 게 없이 전체적인 조화가 너무 놓은 카페 우딬. 특히 비가 오는 날에 적당히 물을 머금은 잔디가 뿜어내는 냄새가 너무 좋다. 촉촉하면서 상쾌한 풀냄새. 10분을 넘게 걸어오는 동안 살짝 지치기도 하지만, 잔디가 깔린 마당을 걸어 출입문까지 다가서면 기분이 일순간에 바뀐다. 비로 인해 만들어지는 감정의 시작은 결국 마당과 잔디에서 이미 시작되는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입문을 열기 전에 비 오는 날 감정이 한껏 고조되는 느낌. 바지 끝자락이 살짝 젖었지만, 그리 찝찝하지 않은 기분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익스테리어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잔디가 깔린 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시키고 비에 젖었던 바지가 적당히 마를 무렵까지 큼직한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보면 그야말로 운치 있게 비 오는 날을 즐기는 거라고 할 수 있다. 그 안락한 감정은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말이다. 안전한 공간에 들어와서 맛있는 음료를 마시고 있다는 그 안락함이 주는 묘한 감정.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다가 시그니처 음료인 우딬크라떼를 택했다. 점심을 어설프게 먹고 온 터라 조금 든든한 게 마시고 싶어서. 찐득한 크림이 잔뜩 들어간 라테에 러스크까지 올려져 있으니 완벽한 메뉴였다. 다음엔 맑은 날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비 오는 날과 다르게 잔디가 깔린 근사한 마당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으니.
장바구니
주문내역
업체 검색
업체 등록
사업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