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놀음이라고 하면 딱 알맞을 공간이었다. 카페 ‘엔학고레’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자면. 왠지 스마트폰도 잠시 꺼두고 공간과 자연이 만드는 아우라에 흠뻑 빠져야 할 것 같은 느낌. 카페 엔학고레는 그런 공간이었다. 잠시 세상과 연결고리를 끊어두고 오롯이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카페. 커피를 마시고, 친구 혹은 연인과 대화를 하고, 혹은 카메라로 풍경을 기록한다든지 현재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엔학고레 였다.
▲ 엔학고레의 포인트는 역시 송곡지를 감싸고 있는 듯한 야외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송곡지가 눈앞에 보이는 이 자리와 풍경 자체가 엔학고레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포토존의 역할을 하는 공간과 풍경이 엔학고레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거라서.
차가 한 대 간신히 지나갈 만한 넓이의 시골 길, 이름도 특이한 도로명 ‘불장골길’을 1km 정도 차로 밀고 들어가면 적당한 크기의 저수지 ‘송곡지’가 나오는데 그 순간 “아!”하고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다. 호수와 나무가 우거진 숲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모던한 카페의 조합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송곡지 초입과 엔학고레를 잇는 제방으로 난 길을 조심조심 타고 나무 아래 차를 대면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엔학고레라고 투박하게 쓰인 오랜 느낌의 목재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모던한 카페의 익스테리어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이전에 고깃집을 했던 곳을 생각하면 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이름으로 운영했던 고깃집 역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올 수 없을 정도로 유명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카페로 바뀌면서 간결하게 정돈됐지만 여기저기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흥미롭다. 물론 아름다운 송곡지를 바라보며 먹는 것이라면 뭐든 즐겁겠지만... 커피가 아니라 고기였어도 기가 막힐 것 같아서 괜히 상상을 해보게 된다. 엔학고레의 포인트는 역시 송곡지를 감싸고 있는 듯한 야외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엔학고레를 찾는 사람들이 사진을 꼭 찍는 포토존이자 송곡지를 눈앞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서. 넉넉하게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지만, 주말은 물론이고 날이 좋은 평일에도 자리를 잡기가 만만치 않을 정도다. SNS에 보이는 수많은 사진을 보면 왜 그런지 수긍하게 된다. 여기가 아니면 도저히 볼 수 없는 풍경이라서. 송곡지가 눈앞에 보이는 이 자리와 풍경 자체가 엔학고레를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포토존의 역할을 하는 공간과 풍경이 엔학고레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거라서.
▲ 비가오면 2층 통유리 앞자리에서 빗물이 송곡지를 때리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망중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부에서도 통유리로 어디에서나 송곡지를 볼 수 있게 구성한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운이 좋았든 건지 나빴든 건지 엔학고레를 찾았던 날은 비가 와서 야외 공간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용히 풍경을 보기엔 좋았다. 물론 빗줄기가 굵어지다 못해 스콜처럼 쏟아져서 그나마 앉아있던 몇몇 사람들도 내부 공간으로 피신해 버렸지만... 우산을 받쳐 들고 사진을 찍은 뒤 우중 산책 하듯 송곡지를 바라봤는데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었다. 맑은 날은 아름다웠고 비가 오면 분위기가 있고 이래저래 매력이 있는 곳이 엔학고레가 아닐까 싶었다. 특히 비가 오면 2층 통유리 앞자리에서 빗물이 송곡지를 때리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망중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송곡지를 감싸는 나무와 숲이 만드는 풍경이 결국 엔학고레를 설명하는 사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계절별로 색이 바뀐다는 점도 흥미롭다. 초록으로 상징되는 여름과 노랗게 물든 가을의 풍경. 그리고 단단하게 언 송곡지와 하얗게 눈이 내린 겨울. 어쩌면 엔학고레는 계절별로 한번씩 와봐야 하는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짙어진 초록색 풍경을 봤으니 다음엔 가을에 노랗게 물든 엔학고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과는 또 다른 송곡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때는 날이 맑았으면 좋겠다. 마치 거울에 비치듯 호수에 새겨지는 가을 단풍은 아주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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