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이어진 코스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낭만열차는 예전과는 다른 의미와 시간을 싣고 달린다. 김유정역과 강촌역 사이의 철길과 레일바이크는 그야말로 춘천의 오랜 시간을 품은 사인이자 여행객들의 즐길 거리인 셈이다.
만만하게 보고 갔다가 놀라는 곳이 춘천이 아닐까 생각했다. 생각보다 넓고, 깊고 다양해서. 춘천여행 하면 흔하게 떠올릴 수 있던 것들은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점을 알았다. 여긴 이래서 재밌고 저기는 그래서 재밌었다. 단 한 곳도 아쉽지 않았다는 것도 놀라운 지점이었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한 시간 반 정도면 닿는 제일 가까운 강원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품고 있었다.
춘천가는 기차! 춘천이란 두 글자를 들으면 자연스레 “조금은 지쳐 있었나 봐!”라는 노랫말이 입가에 맴도는 세대에겐 어쩔 도리 없이 기차가 떠오른다. 지금은 ITX와 지하철이 다니는 경춘선이 개통되면서 사라져 버린 그 예전의 철도와 기찻길이. 물론 레일바이크 등 즐길 거리로 여전히 기찻길은 유용한 가치가 있지만 말이다.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이어진 코스를 달리는 레일바이크와 낭만열차는 그 시절과는 다른 의미와 시간을 싣고 달린다. 산과 강이 둘러싸인 아름다움은 여전하지만. 김유정역과 강촌역 사이의 철길과 레일바이크는 그야말로 춘천의 오랜 시간을 품은 사인이자 여행객들의 즐길 거리인 셈이다. 레일바이크뿐만 아니라 김유정역과 남춘천역, 춘천역 등 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과 즐길 거리를 볼 때 춘천은 역시 기차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레일바이크가 액티비티한 즐거움을 주는 철길이라면 김유정역은 문학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김유정역은 이름 자체에서부터 고유한 분위기를 담고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보통은 역 이름을 알리는 채널사인을 고딕체로 만드는데 김유정역은 궁서체라서 그 차제로도 꽤 흥미로움 포인트였다. 마치 “김유정역은 고유한 가치가 있다”라고 서체로도 강변하는 것 같아서.
▲ 춘천에서 가장 유명한 키워드를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 닭갈비일 것이다. 춘천시청 근처 시내 한복판엔 명동닭갈비 골목이 있다. 그 공간 자체만으로도 춘천이란 도시를 설명하는 거리다.
예전 김유정역이 있던 자리엔 작은 박물관과 도서관 등 흥미로운 공간이 있다. 규모와 내용이 약간은 아쉽지만, 호기심을 돋우는 전채요리 같은 느낌으로 구성한 것이 재밌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김유정 문학촌은 그야말로 본격적인 메인요리였다. 김유정역에서 살짝 끌어올린 문학적 허기를 완벽하게 채워주는.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경춘선이 다니는 남춘천역과 춘천역 주변은 마치 서울 어딘가의 핫플레이스 같은 흥미로운 가게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춘천과 기차는 떼려야뗄 수 없는 존재였고, 오랜 시간을 촘촘히 담고 있는 지역의 킬러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하중도에 위치한 레고랜드는 오늘의 춘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자 사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호반의 도시에 새롭게 들어선 흥미로운 공간으로 여행객들의 관심을 끈다.
산과 물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곳 춘천은 바다가 닿지 않는 강원도의 내륙이다. 바다가 없는 강원도가 그렇듯 춘천 역시 강과 산이 도시를 감싼다. 하지만 춘천을 길게 가로지르는 북한강과 소양강, 그리고 여러 호수는 바다만큼이나 넉넉하게 물의 풍경을 보여준다. 또한 곳곳에 솟은 산새 역시 춘천을 아름답게 만드는 풍경이다. 춘천의 강과 산을 보면 왜 이곳이 호반의 도시로 불리는지 알게 된다. 특히 가평과 화천에서 이어진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곳은 물의 도시 춘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3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상중도와 하중도 붕어섬 등 꽤 큰 규모의 섬이 있는데, 이는 춘천을 대표하는 수변 공원이자 호반의 도시를 상징하는 사인 같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상중도 수변공원에서 바라보면 춘천 시내와 소양강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또한 소양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여러 공간도 춘천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소양강 스카이워크와 소양강 처녀상이 있는 산책로는 그야말로 시선강탈 포인트다. 어쩌면 소양강 처녀상은 닭갈비와 함께 춘천을 상징하는의미 있는 사인이기 때문이다.
▲ 신북읍 막국수 거리에 있는 카페 ‘감자밭’. 춘천의 명물 감자빵을 파는 곳이다. 감자는 역시 강원도의 내륙과 산골짜기를 명확하게 상징하는 키워드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이용한 빵이라니 너무나 춘천스러운 간식이다.
구봉산 전망대 근처의 수많은 흥미로운 공간과 소양호와 만나는 소양강 끝자락에 위치한 신북읍 막국수 거리는 춘천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춘천의 맛과 멋이 오롯이 몰려있는 곳이라서. 특히 신북읍 막국수 거리에는 여러 닭갈비 집과 카페 등 맛과 멋을 동시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춘천 여행의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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