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 ‘레디쉬브라운’은 모든 요소가 은은하게 어울려서 눈길이 가는 곳이다. 약간 색이 바랜 채널사인과 화단에 배치한 철재사인, 그리고 마른 갈대까지. 전체적인 톤이 적당하면서 어울리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정한 목적을 갖고 형성되는 공간은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 특히 주거가 아닌 산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더더욱 그렇다. 우뚝 솟은 빌딩과 고속도로 혹은 대중교통과 편리하게 연계된 인프라. 백현동 카페거리는 IT 산업단지의 상징인 판교에 새로운 매력을 더하는 공간이었다.
판교의 색다른 즐거움, 백현동 카페거리
판교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아마도 테크노밸리일 것이다. 거대한 IT 산업단지. 사업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볼 때 판교는 훌륭한 도시지만, 그리 재미있는 공간이 아니라 할 수 있다. 마치 금요일 저녁만 되면 썰물처럼 사람이 빠져나가서 삭막한 섬이 되는 여의도의 오피스타운처럼.
그러한 무미건조함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하는 공간은 백현동 카페거리라고 할 수 있다. 테크노밸리와 대략 서너 블록 떨어진 주택가에 있는 핫 플레이스. 신분당선이 개통될 때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져서 농담으로 판교지앵이란 말을 하곤 했는데, 백현동 카페거리를 보면 약간 공감이 되기도 한다. 백현동 카페거리는 무채색의 도시에 흥미로운 색을 더하는 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하우즈 하우스’는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전문점이다. 간판은 전면에 배치한 작은 입체문자사인이 전부지만, 흰색 익스테리어가 압도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아직 아무도 밟지 않는 눈밭인 것 같아서 겨울에 좀 더 눈여겨볼 것 같은 공간이다.
백현동 카페거리는 판교역 3번 출구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닿을 수 있다. 꽤 걸어야 하는 거리지만 산책로처럼 꾸며진 거리로 인해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판교역에서 이어진 길의 분위기부터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란 점을 알리는 것처럼.
공원은 아니지만 마치 산책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 구성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직사각형 형태로 구성된 백현동 카페거리. 서너 블록이 직사각형 구조로 정교하게 설계된 것은 신도시 상가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가게의 익스테리어와 간판이 그런 느낌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다른 재미를 만드는 가게와 간판
백현동 카페거리의 간판은 색다른 재미를 만드는 거리의 디자인 요소이자 오브제 같은 생각이 든다. 정형화된 형태로 구성한 아파트 단지 주변의 상가 모습에 흥미로운 가게와 간판으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듯한 느낌으로. 아파트 인접 상가라는 공간구조로 기본적인 스케치를 하고 흥미로운 가게와 익스테리어, 간판으로 덧칠해 그림을 완성하는 듯하다. 기본적인 밑그림만 그리고 나머지는 수많은 가게가 채우는 듯한 느낌이라 인상적이다. 공간은 직사각형 구조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지만, 각각의 가게와 간판은 자유롭게 개성을 드러낸다.
▲ ‘브루클린 바나나’는 마치 반지하 공간에 가게를 내면 간판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듯한 곳이다. 콘크리트로 세운 지주 형태 벽에 입체문자 사인과 이모지를 적용해 눈길을 끌고 양옆으로 내부에 광원을 매입한 채널사인을 배치해 눈길을 끈다. 반지하의 불리함을 유쾌하게 뒤집은 흥미로운 사례.
장바구니
주문내역
업체 검색
업체 등록
사업 제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