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색으로 마감한 익스테리어에 검은색 입체문자사인의 조합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인상적이다. ‘설레다 커피테이블’은 간결하지만, 가독성이 높은 간판이 특징이다. 그리고 테이블을 커피잔을 합친 이미지를 통해 가게의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한다.
둘리만큼이나 유명한 지역의 명소
쌍문동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뭐니 뭐니 해도 둘리다. 쌍문역 내부의 조형물과 에스컬레이터 양쪽 벽에 걸린 수많은 액자를 보면 왜 둘리가 쌍문동의 슈퍼스타인지 알게 된다. 왜 배경이 쌍문동인지 여전히 모르겠지만 만화 속에 등장한 동네 풍경을 생각해보면 공감이 가기도 하는 공간. 그만큼 쌍문동은 세련된 도시보다 정겨운 풍경에 가까운 곳이었다. 최근 도봉로(도봉로 110~114길)의 변화는 이런 분위기에 흥미를 더한다. 재미있는 가게와 간판으로 무장한 도봉로는 이제 둘리만큼이나 유명한 지역의 명소다.
▲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는 역시 가독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자매식당’ 역시 간결한 조합을 통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간판을 구성했다.
도봉로는 쌍문역이 근처에 있어서 쌍리단길 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행정구역상 창동에 속한다. 쌍문역을 경계로 1~2번 출구 쪽은 창동, 3~4번 방향이 쌍문동이니 말이다. 재미있는 가게와 간판은 창동 쪽에 있는 도봉로 110~114길 곳곳에 있다. 새로운 가게가 들어서며 골목이 흥미로워 지고 있지만, 도봉로 일대는 여전히 오래된 공간이 많다. 새로 생긴 카페 앞에 쌀가게가 있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옆에 철물점이 있다. 핫 플레이스의 속성을 지진 골목이지만, 묘하게 신구조화가 적절하다. 굳이 정의하자면 반 플레이스 정도 느낌이랄까.
핫 플레이스의 맹점은 너무 새로운 가게 위주로 돌다가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봉로는 적절한 신구조화를 통해서 뿌리는 단단하게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도봉로는 오래된 가게와 새로운 가게가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를 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지역의 오래된 슈퍼스타 둘리와 새로운 재미가 합쳐지며 동네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처럼.
▲ 전면에 입체문자사인으로 ‘리틀 방콕’ 이라고 표시한 것에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데, 거기에 귀여운 이미지를 더해 가게의 성격을 구체화했다. 이 간판을 보고 그냥 지나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거리와 흥미로운 화학작용을 하는 간판
도봉로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신구조화가 좋은 곳이다. 새로운 가게와 간판이 골목을 재밌게 만들고 있지만, 기존에 오래 자리를 지킨 공간과도 조화를 이루는 곳. 잘 짜인 팀에 신인 선수가 들어와 새로운 팀워크를 만들고 있는 듯하다. 도봉로에서 볼 수 있는 간판은 이색적이고, 가게의 개성을 담는다. 질서정연하게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골목 구석구석 퍼져있지만,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그래서 간판을 찾으러 계속 골목을 걸으며 카메라로 기록하게 되는 게 도봉로의 매력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재미있는 가게와 간판을 발견 할 수 있는 기대가 있어서 걷는 재미가 있다.
※위의 내용은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사인문화 11월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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